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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읽는인간 Aug 26. 2020

잊기는 해도 잃지는 말아야 할 것들

퇴근길 단상 2020.07

굉장히 중요한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예컨대 물망초나 

시대정신 같은 단어들 


마치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 

열쇠 챙겼나? 

주머니를 뒤적이게 하고 

뒤돌아 머리를 긁적이게 하는 


아 

맞아 

그게 있었지 


뒤숭숭한 요즘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정계 재계 문화계 스포츠계 할 것 없이 

하루가 멀다 하고 앞다투어 이슈들이 쏟아져 나온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몰라 

판단을 보류하고 

관망만 하고 있는 나 


한 발 떨어져 있기에 잘 모르는 것도 있고 

한 발 떨어져 있기에 더 선명히 보이는 것도 있고 


보슬보슬 내리는 여름 비는 

누군가의 마음을 센치하게 하지만

누군가의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고


누군가에겐 불편한 마스크가 

누군가에겐 죽음 앞에서 소중한 삶을 건져내는 동아줄이 되기도 한다. 


모르면 모를 수도 있고 

알면 알 수록 더 모르겠는 것들도 많지만 

적어도 외면하지만은 말자 


판단을 보류할 순 있어도 

생각하기를 멈추지는 말자 


내가 지금 이 순간 행복하고 평안한 만큼 

그 너머에 있는 것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안목을 갖자


그리고 내 딸에게 꼭 알려주자 


너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것만큼 

너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그게

시대정신이라고 


말이 없으면 

글이 없으면 

개념이 없으면 

그 사람에겐 그걸 느낄 감수성이 없는 것이라고 


그러니 

우리는 

알아야 한다고 


잊기는 해도

잃지는 말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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