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디스턴스
사회적 거리 두기
영어 표현을 유독 좋아하는 일본에선 ‘소셜 디스턴스’(ソーシャルディスタンス, Social Distance)라는 단어로 불리고 있다. 그동안 내 안에서 ‘디스턴스’라고 하면 우타다 히카루의 곡이 제일 먼저 떠올랐는데 (개인적으론 M-flo Remix ver. 을 특히 좋아했다), 올해 들어서 디스턴스의 의미가 완전히 바뀌었다. 디스턴스의 앞에 ‘소셜’이라는 단어가 붙은 게 왠지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그런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소셜 디스턴스】
원래대로라면 [감염 확대 방지를 위해 사람 간의 거리를 두는 것]을 의미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다른 의미의 ‘디스턴스’가 생겨나는 것 같다.
타국민에 대한 불신, 다른 지역 사람들에 대한 의심, 재택근무로 감염병으로부터 몸은 지킬 수 있는 계급과 오롯이 노출되어 있는 계급 간의 생기는 격차, 자신의 바운더리 안에 있는 사람 이외의 대상에 대한 소외 등등... 타인과의 마음의 거리가 더욱더 멀어지고 있는 ‘소셜 디스턴스’.
신문이나 뉴스의 헤드라인에선 (부드럽게 표현한다고는 하지만, 결국) 이런 거리감을 부추기는 듯한 소식이 연일 쏟아져 나온다. 자연재해마저도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 ‘우리나라가 아니어서 다행이다’ 라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다시 한번 우타다 히카루의 디스턴스로 되돌아 가고 싶다.
아무것도 없었던 그때의 디스턴스로.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 그 날이 오면, 사람과 사람의 거리가 한 뼘 가까워질 수 있었으면.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손을 맞잡고, 웃음으로 서로를 반길 수 있는 날이 오길.
그럴 수 있기를...
cover photo. @ishigaki.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