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왜, 여자는 왜
아이가 물었다.
딸: 엄마, 발렌타인 데이가 뭐야?
母さん、バレンタインデーって何?
나: 응~ 그건,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에게 초콜렛을 선물하는 거야.
それは、女の子が好きな男の子にチョコレートをプレゼントする日だよ。
딸: 여자는?
女の子は?
나: 여자는 3월에 화이트데이가 있어서 그때 받는 날이야.
女の子は3月のホワイトデーにもらえるよ!
딸: 왜? 왜 남자가 먼저야?
えー何で?何で男の子が先なの?
나:...
4살 아이에게서 나온 너무나도 순수한, 그러나 뼈 있는 질문. 그러고 보니 2살 무렵부터 ‘왜 남자는 서서 소변을 보는가’ ‘다리를 벌리고 앉으면 안 돼, 남자애도!!!’ 등등 남성성과 여성성의 차이와 다름, 그러나 같음에 대해 여러 번 의문을 갖는 장면이 있었다.
그런데 질문의 악센트와 높낮이로 보아 그녀의 인생 만 4년 동안 느껴온 부조리에 대해 꼬집으며 따지듯 묻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왤까... 제대로 찾아볼 시간도 없이 진지한 눈으로 대답을 재촉하는 아이에게 ‘그건... 생일 같은 거야’라고 서둘러 대답했다.
1월이 생일인 친구도 5월이 생일이 친구도 있지만 그건 다 우연이잖아~ 2월에 발렌타인데이가 있고 3월이 화이트데이가 있는 것도 たまたま、우연인 거야.
둘러댔지만
정말 그럴까?
다음 화이트데이가 오기 전까지는 설명해 줘야 할 텐데...
아니면 초콜렛/사탕/과자 회사의 상술이라는 대답을 해 줘야 하나...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이는 「그래? 그렇담 이번엔 넘어가 주지」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 질문은 오래도록 곱씹어야 할 것 같다. 나에게 현재 진행형인 과제들을 딸아이에게는 과거 완료형으로 넘겨주고 싶은 마음...
딸로 태어난 우리들의 공통된 마음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