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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쓰는 이작가 Aug 04. 2018

퇴근길의 넷플릭스

랭킹쇼2.- 나의넷플릭스추천작

도무지 나만 오는 것 같은 내 브런치에 그나마 검색이 잦은 것이 '출근길의 넷플릭스'더라. 역시나 너무 많아서 뭘 봐야 할지 모르겠는 것이 모두의 고민인가. 굳이 퇴근길에 본 것은 아니지만 일단 그렇다치고, 그 사이에 새로 보게 된 넷플릭스의 추천작들.


1.레인 


어느 날, 온 지구에 비가 내리고 비를 맞은 사람들은 죽어버린다. 비는 언제 멈출지 모르고 속수무책 지구의 종말 한가운데서, 미리 준비해둔 곳곳의 벙커 중의 한 곳에 남매를 숨겨두고 사라진 아빠. 십년 만에 세상에 나온 아이들은 어느 생존자 무리에 합류 해, 이 비(Rain)의 키를 가진, 아빠를 찾아 나선다.


어느 날 세상에 추락한 다비드...따위로 아무 말이나 하게 만드는, 제작진의 노림수


북유럽 드라마(덴마크)라고 하는데, 미드 정도를 빼면 한국이 참 드라마를 격정적으로 잘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제작비의 가성비 면으로 따졌을때는 미드도 앞선다. 느닷없는 예지만, 뤽베송이 첫 단편을 만들 때, 돈이 없으니까 아예 '언어를 잃어버린 시대' 설정으로 사운드 없는 흑백 영화를 찍어버렸다. '돈이 없으면 아이디어가 샘 솟는' 아이러니. (뭐, 굳이 여기다 갖다 댈 예는 아니었습니다마는)

북유럽은 복지 좋고 사는 게 느긋해서 그런지, 세상 종말급 위기가 배경인데도, 어딘가 하다만 느낌...그런 위기 같은 건 잘 모르겠는 사람들이 머리 맞대고 하는 데 까지만 해 본 느낌....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있다. 그런데도 다 보긴 보게 된다. 이것저것 섞은 기시감도 들고 드라마가 쫄깃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거나 '애들 아빠의 행방'이 궁금기도 하고, 이들 생존자들의 사연도 하나하나 나오고, 무엇보다-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세상 모르고 무해하게 자라난, '창백한 소년' 패티쉬의 위력이랄까......


뭔가 '아담'스럽기도 하고, '늑대소년' 같기도 한데 햇빛까지 못 보고 자라서 창백한 소년이 세상 밖으로 첫 발걸음을 내딛는 장면이, 이 드라마가 열리는 순간이라 할 수 있다. (혹시 '다락방의 꽃들' 이라고...그 책 좋아했던 누나들, 여기- '크리스' 왔어요....하는 분위기)

그 외에 크게 호감가는 캐릭터는 없는데, 그나마- 이런 세기말 상황에서도 하느님을 믿는 신실한 여자 대원의 비하인드가 인상적이다. 그런 상황이면 나 같아도 신을 믿겠어!

보기 시작하면 보게 되는, 덴마크 드라마, '레인'. 이거 보고, '외따로 갇혔다가 성인이 돼서 처음 세상에 나온 남자 주인공 얘기를 한 번...'이라고 생각했는데, '서른살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의 양세종이 나와주심.



2. 빌리언스

누가누가 더 연기 잘 하나.

월가의 투자귀재, 미국의 억만장자 '액스'와 그의 더러운 돈을 추적하는 검사 '척'. 그러나 이렇게 소개하면 어떨까? 자수성가한 억만장자와 금수저 집안, 권력의 야망을 가진 검사. 누가 '선'이고, 뭐가'정의'인지 나발인지 간에, 서로를 무너뜨리는 게 목적이 돼버린 화이트칼라의 개싸움 스토리.


액스의 캐릭터가 휘어잡는 힘이 있어서 첫 회부터 이거 참 쌈빡하군, 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2016년에 시작된 쇼타임 미드였네. 주식, 법률, 정치 얘기가 섞이고 대사도 많아서 보면서도 내용을 잘 모르겠는데, 일단 '있어 보여서' 띄엄띄엄 보다가, 캐릭터의 매력과 연기의 힘이 좋아서 끝까지 간다. 뒤로 갈수록 오로지 상대에게만 몰두하는 두 남자의 맹목적인 싸움도 선명해지고, 나 같이 못 따라오는 시청자를 위해서 오프닝에 꼬박꼬박 지난 줄거리도 챙겨준다.

망해야 할 놈이지만 안 망하면 좋겠는 '안타고니스트', '마음 가는 악당'에 대해 고민한다면, 빌리언스의 '액스'를 참고하면 좋겠다. 그리고 이런 '액스'가 선명한 건, 정의의 편이긴하지만, 졸렬하고 욕망 많고 배경 좋고 자기도 그 세계에 머무르고 싶어하는 '척'의 덕분이기도 하다. 게다가 그는, 마조히스트라는 매니악한 취향의 남자이기도 하거든.

캐릭터만큼 캐릭터의 등장도 임팩트 있게 시작한다. 4회까지는 자기소개 느낌이고, 이후부터는 따라가기 쉽고, 현재 시즌4가 나왔다는 거 같다.  

 


3. 렛다운

추천작이라고 올렸는데, 생각하니까 그저 그런 것 같기도.


육아 드라마...라고 쓰면, 너무 재미없어 보이는데, 어쨌거나 첫 아이를 낳고 육아전쟁을 치르는 주부의 이야기가 맞긴 맞다. 짧아서 열었다가 오프닝이 좋아서 일단 보기 시작했는데, 가볍고 현실적인 드라마에 페미니즘적 요소도 있다.

아이라는 생소한 존재, 자기만의 시간, 프라이버시, 경력단절, 육아비용 등이 무겁지 않은 에피소드로 등장한다. 교육영상이 아니니까 누가 봐도 키득키득 할 수 있긴한데, 솔직히 모르는 입장에서는, 주인공이 늘 너무 피곤해하는 게 좀 유세처럼 보이긴 한다. 이런 얘기라면, '섹스앤시티'의 미란다가 아이 낳으면서 등장했던 시즌 만한 게 없는 것 같다.



4. 이블지니어스

(무서워서 사진 안 넣을래여)


흥미로운 다큐가 많은 넷플릭스 다큐 중에서도, 독특한 범죄 실화. '누가 피자맨을 죽였나' 라는, 첫 회의 기이한 범죄부터 흥미를 끄는데, 이후에 연관된 범인들의 캐릭터들이 좀 기기묘묘하다. 한 번에 몰아보기에는 실존인물 영상들이 유쾌한 기분은 아니라서, 띄엄띄엄- 마음 먹을 때 보고 있다.



5. 프로젝트 런웨이


오늘도 누구 하나 떨어질거란 소리만 하던 하이디클룸에 비해, 늘 "Carry on"하라며 다독여주던 팀건 선생님.


보자마자 얼마나 반갑던지. 예전 온스타일에서 해 줄 때 무척 열심히 봤는데, 다시 해줘도 빠져든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도 (프로젝트 런웨이, 도전슈퍼모델, 인테리어 하기, 식당 열기 등등) 진행자도 도전자도 프로페셔널 했던 프로그램. 하이디클룸 보다는 '팀건' 선생님 때문에 봤다. 여자의 옷장에는 늘 '깨끗한 화이트 셔츠'와 '블랙미니드레스'가 있어야 한다고 하셨지.....


그나저나 한국판 프로젝트 런웨이의 강성도 디자이너는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네. 참고로 프런코 나왔던 김성현 디자이너가 방탄소년단 옷 해입인다고......계속 잘 부탁합니다.


무려 한 시즌에 이 두 사람이....왼쪽이 강성도, 오른쪽이 김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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