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살의 유학일기 - 준비 #1
4년 전, 심심풀이로 시작했던 일본어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고 싶어 방송대 일본학과에 입학했다.
“방송대는 입학보다 졸업이 더 어렵다는데 할 수 있겠어?”
“애들 공부할 때 노느니 같이 하지 머. 애들 집에 올 때까지 긴긴밤 기다리기도 지루한데 공부라도 하면 좀 생산적이지 않겠어?”
“음… 막둥이 고등학교 졸업할 때 같이 졸업하겠네. 그럼 4년 만에 당신 졸업하고 막둥이도 한 번에 대학 붙으면 어학연수 보내줄게. 열심히 해봐! “
남편이 농담처럼 던진 미끼를 덥석 물었다.
딸내미가 혹시나 재수하게 되어서 못 갈 망정 내가 중도포기하거나 유급 당해 못 갈 일은 만들지 않으리라!!
1학년 때는 그래도 출석수업도 하고 동기들끼리 모여서 스터디도 꾸려나갔지만 2학년 때 터진 코로나 때문에 혼자서 공부하고 온라인으로 수업 듣는 생활이 계속됐다.
혼자 하다 보니 자꾸 미루기 일쑤고 그러다 보니 내가 이 짓을 왜 하고 있나 싶은 기분이 자꾸 들었다.
이래서 방송대는 졸업하기가 어렵다는 거로군.
“그래갖고 어학연수 가겠냐?”
깐족깐족 놀리는 남편도 꼴 보기 싫고
“엄마도 공부하기 싫어하면서 왜 나만 갖고 공부하래?”
말도 안 되는 투정을 부리는 딸도 밉상이다.
게다가 일곱 명으로 꾸려진 스터디 안에서 내가 제일 어리다.
다들 나만 보면 젊어서 좋겠다는데 성적이 안 나오면 무슨 망신일까?
시험기간엔 머리 쥐어뜯으며 우울해하고 방학이면 공부는 손 놓고 내리 놀다가 또 후회하는, 옛날 30년 전의 나와 똑같은 날들이 반복됐다.
그래도 자꾸만 기억에서 사라지는 교과서 내용들을
꾸역꾸역 머릿속에 욱여넣으며 한 학기 한 학기 시간은 흘렀다.
꾸준히 반액장학금 정도를 받아가며 장학금 탄 날은 식구들에게 치킨도 쏴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