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쁘게 미용을 했다.
털을 바짝 밀어놓으니 속살이 드러나 보였다.
뽀얀 속살에 짙은 밤색이 매력적이던 띵구의 피부는 색이 많이 바랬다.
핑크빛이던 피부는 회색이 되었고 짙은 밤색은 연하게 흐려졌다.
띵구의 시야처럼 피부도 뿌옇게 변했다.
그래도 초동안의 얼굴은 그대로여서 동그랗게 미용을 해놓으니 전혀 할배 강아지(?)스럽지 않았다.
여전히 아기 같다… 면 거짓말이겠지만 진짜로 할배스럽지 않다!!!
다만 긴 털에 가려져서 잘 보이지 않았던 초점 없는 눈동자가 너무 두드러져서 슬프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어서 속상하다.
미용으로 회춘했지만 부작용이 생겼다.
그동안 띵구가 집안을 돌아다닐 때 벽이나 가구 등에 쿵쿵 들이박지는 않았다.
앞에 장애물이 있으면 멈칫하고 서서 잘 피해 다니더니 미용을 하고 나서부터는 걷는 속도 그대로 들이박았다. 쿵…
그동안 얼굴의 긴 털이 눈을 대신해 촉수처럼 장애물을 감지했었는가 보다.
아, 어떡하나… 새로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산너머 산이랬나… 무슨 미션 깨기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