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틱틱틱… 택택택택… 틱택틱택틱택틱택…
새벽 4시에 잠이 깨는 것은 참을 수 있는데 저 발소리는 정말 참기 어렵다.
띵구로 인해 시작된 나의 강제 미라클모닝은 아직 정착되지 않아서 띵구의 컨디션에 따라 성공하는 날도 있고 실패하는 날도 있다.
나에게 성공이라 함은 다시 잠드는 것이고, 실패라 하면 고스란히 깨어 비몽사몽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니 일반적인 기준은 아니다.
대부분 실패하는 이유는 저 발소리 때문이다.
띵구는 새벽에 일어나 킁킁거리기 시작한다. 쉬야하고 싶다는 신호다. 그때 잽싸게 기저귀를 채운다.
하지만 화장실을 찾는 건지 기저귀를 하고 있어도 한참을 뱅뱅 돌아다닌 후에야 자리를 잡고 쉬야를 한다.
그리고 짖는다. 기저귀 빼달라고. 젖은 기저귀를 빼주고 물티슈로 배를 닦아주면 다시 잠든다.
한두 시간 정도 다시 자고 일어나서 또 킁킁킁, 이번엔 응가다! 이럴 땐 내 컨디션에 따라 응가바지를 입혀주거나 배변패드를 들고 대기하고 있다가 자세를 잡으면 엉덩이 아래에 쇼쇽!! 깔아주고 기다린다.
나이스 캐치! 짖는다, 나 응가 다 했어요~~ 그리고 띵구는 다시 잔다. 이런 거 보면 치매가 아닌 거 같기도…
틱택틱택 서성거리는 게 짧은 날은 나도 다시 쉽게 잠드는데 오래 서성거리는 날은 고스란히 새벽에 깨어있게 된다.
귀를 지나 뇌를 쪼아대는 저 발소리.
틱틱틱틱… 택택택택… 틱택틱택틱택틱택…
장판바닥을 규칙적으로 리드미컬하게 두드리는 저 발자국 소리가 사람을 미치게 한다.
그냥 확 잠을 떨치고 일찌감치 하루를 시작하면 되는데 나는 천성이 게으른 사람인가 그게 쉽지가 않다.
발톱을 짧게 잘라주는 것에도 한계가 있고, 저 놈의 발소리만 안 나면 치매견 백 마리도 돌보겠다 싶을 정도다.
그래서 주문했다! 강아지 양말!!
앙증맞은 저 양말이 나를 구원해 줄지도 모른다.
기왕 사는 거 띵구의 퍼스널 컬러인 블루로 주문!
(막둥이가 우리 띵구한테는 블루가 어울린 댔다. ㅎ)
처음 양말이라는 것을 신어본 띵구는 고장났다.
식구들의 웃음소리에 어리둥절해하는 울 으르신…
밤에 야무지게 네 발에 단디 신겨놓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새벽, 나는 다시 틱틱택택 소리에 머리를 쥐어뜯고 있다. ㅜㅜ
밤새 다 벗어 버리고 발 하나에만 신겨있는 양말…
틱 틱틱… 택 택택… 틱 틱택틱 틱택…
이상하게 변형된 발소리 변주가 울린다. 실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