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띵구가 아니었다, 너의 이름은.
띵구에게는 6개월 빠른 형아가 있다.
2011년 우리는 말티즈 한 마리를 샀고 - 그 당시에는 동물병원에서 강아지를 팔기도 했었다 - ’호야‘라는 이쁜 이름을 붙여줬다.
호야가 정기적으로 다니는 동물병원에 버려진 아기 시츄가 지금 우리 띵구다.
이러저러한 사연으로 동물병원에 버려져 병원에서 키워지고 있던 어린 시츄.
너무 이쁘고 눈에 밟혀 제가 키울게요, 저 주세요 하고는 난짝 안고 데리고 왔다.
처음에 붙여준 이름은 ‘히야’.
호야와 함께 호호 히히 웃으며 살라고 지어준 이름이다.
그러나 며칠 뒤…
히야는 무슨, 얘 띵구여 띵구!!!
남편의 한마디에 이름이 띵구로 굳어졌다.
똘똘하고 눈치 빠른 말티즈 호야에 비해 굼뜨고 말귀도 못 알아듣고 먹성만 좋은 히야는 어느 동네 사투리인지 싶은, 약간 모지라지만 착한 느낌의 이름인 띵구가 되었다.
이름은 띵구지만 우리 집 서열 2위다!!
서열 1위는 우리 집 가장 아빠. (이건 대외적인 거고 실상 1위는 냥아치 고양이… ㅎㅎ)
띵구는 하는 짓이 띵구스러워도 타고난 매력이 넘쳐서 엄마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두 딸이 차별하지 말라며 대놓고 호야만 챙길 정도로 엄마 아빠는 띵구가 1순위다.
그 이쁘고 사랑스러운 띵구가 할아버지가 됐다.
눈이 안 보이고 기저귀를 차고 개모차를 타도 여전히 아기 같은 내 강아지.
‘히야’라고 불러줬으면 안 아팠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