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나는 아니다.
나는 복권이든 사은품이든 어렸을 적 보물 찾기까지 무언가를 뽑는 데 있어서는 완전 똥손이다.
심지어 나의 불길한(?) 기운은 주변으로 널리 퍼지는지 우리 가족은 물론 내 주변 사람들 모두 그런 행운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어서 ‘~카더라’통신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그런 뽑기 이벤트는 여우가 신포도 생각하듯 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치부하며 살았었다.
그런 내가 오늘 눈앞에서 A품, 그러니까 1등 상품에 당첨된 사람을 봤다!
편의점에서 건담 프라모델을 파는데 이게 그냥 물건을 돈 주고 사는 게 아니라 복권처럼 당첨권을 사면 뽑기를 하는 방식이었다.
그동안 내가 일하는 시간에 이걸 사 간 사없어서 몰랐었다. (하긴 누가 새벽 댓바람부터 장난감 뽑기를 하겠냐구…)
아침 7시쯤, 얼핏 봐도 밤새 술 먹고 첫차 타고 집에 가는구나 싶은 커플이 들어왔다.
칫솔이랑 담배를 사더니 나가다 말고 건담 프라모델 앞에서 장난을 치며 구입권이라 쓰여있는 종이쪼가리 하나를 들고 왔다.
처음 겪는 일이라 어떻게 할지 몰라서 파트너를 불렀더니 구입권을 결제하고는 카운터 뒤에서 추첨박스를 들고 왔다.
커플은 니가 뽑아라 내가 뽑는다 실랑이를 하더니 가위바위보까지 하고는 남자가 뽑았다.
와아아아아악!!!
꺄아아아아~~~~!!!
“おめでとうございます。(축하합니다)“
파트너는 좋아서 난리인 두 커플에게 제일 커다란 박스를 꺼내서 줬다.
나도 어리둥절해서 박수쳐주고 축하해 줬다.
비명소리를 들었는지 사무실에 있던 점장 와이프가 무슨 일인가 나와봤다가 파트너의 설명을 듣고 같이 좋아해 줬다.
오, 저런 게 당첨되는 사람도 있구나!
구입권 가격은 720엔. 당첨된 선물은 1만 엔이 넘는 것 같다고 한다.
내 눈앞에서 1등 당첨을 목격하다니!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었네?
저 커플은 오늘 하루종일 행복하겠군.
오래오래 좋은 인연이 되시길 바랄게요.
그리고 나도 이 기운을 받아 일본 생활에 행운이 가득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