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방 레지를 아십니까?

by 히토리

2023년 9월 26일 화요일


미츠키가 지각했다.

6시 20분이 되어서야 출근했다.

그동안 나는 문 닫힌 편의점 앞에서 우두커니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아침마다 신문 사러 오는 할아버지, 출근길에 캔커피 사는 아저씨, 그리고 광복절 담배 할배 - 이 할배는 여전히 진상이다 -, 찬거리 사러 오는 할머니들이 나와 같이 기다리다가 그냥 돌아갔다.


“왜 문은 안 열고 레지만 밖에 있어?”


다들 내게 물었지만 나도 모릅니다…

나에게 레지, 레지 하니까 할매, 할배 모아놓고 커피 둘, 프림 둘, 설탕 둘을 타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레지(レジ)는 register의 일본식 말인 듯한데 나는 이 말을 들으면 마후병이랑 커피잔을 보자기로 싸매서 들고 작은 오토바이로 배달 가던 언니들이 생각난다.

다방 언니들, 다방 레지말이다.

다방 레지는 레이디의 일본식 발음인 レディー가 변한 거라는 설이 있다.

영화 ‘너는 내 운명’ 중에서

아주 어릴 적 기억에 그 언니들이 참 이뻤던 것 같다.

소꿉놀이 할 때 꼬아지지도 않는 다리를 배배 틀며 그 이쁜 언니들 흉내를 냈던 적도 있었지.

이제는 그 언니들은 영화 속에서만 볼 수 있다.

(네, 저 나이 꽤 있어요…^^)


점장에게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아 시간이 지날수록 슬슬 걱정이 되었다.

사고가 난 건 아닐까 싶었을 때 미츠키가 나타났다.

늦잠을 잤단다.

아무 일 없었으면 됐다.

덕분에 추억놀이 좀 했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당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