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切り替え

쉰 살의 유학일기 - 가을편 #5

by 히토리

오~~~래 걸렸다.

이누무 운전면허 변경신청.


일본은 한국의 영문운전면허증으로는 운전을 할 수 없다. 국제운전면허증이 있어야만 한다.

게다가 국제운전면허증도 일본에서 3개월 이상 체류하게 되면 무효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한국면허를 일본면허로 전환해야만 운전을 할 수 있다.

한국에서 취득한 운전면허가 있다면 일본에서 필기/실기 시험 없이 서류제출과 간단한 시력검사만으로 일본운전면허를 발급받을 수가 있는데 이를 切り替え(키리카에)라고 한다.


지난 8월, 일본에 온 지 한 달이 넘어가니 슬슬 여행욕심이 생겼다.

홋카이도가 거진 남한만하다 보니 아무리 철도가 발달했다 해도 대중교통만으로 한계가 있어 렌터카 여행을 해보고 싶어졌다.

모든 행정일이 느리고 오래 걸리는 일본임을 감안하여 미리 준비해서 눈이 오기 전에 운전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었다.


일단 영사관에 가서 필요한 서류를 준비했다.

역시 대한민국의 행정은 초스피드다.

가자마자 필요한 서류 다 주고, 적어야 할 곳에 형광펜 동그라미 쳐주고, 틀린 부분과 빠진 부분 체크해 주고, 프린트까지 일사천리로 끝!

각종 관련기관 연락처와 주소가 적힌 안내문과 반드시 전화예약을 해야 한다는 주의사항까지 알려주는데 10분 정도 걸린 듯하다.

대한민국 만세!

구약소에서 주민표발급받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일단 필요한 서류는 하루 만에 모두 준비했다.


다음날, 전화예약할 때 전화 자체도 잘 연결되지 않지만 무지하게 불친절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잔뜩 긴장한 채 전화를 걸었다.

아이패드에 파파고를 열어놓고 하고 싶은 말을 미리 써서 준비했는데 여지없이 박살 났다.

운 좋게 한 번에 전화는 연결되었는데 일본어를 잘 못 알아듣고 버벅거리자 담당자가 너무나 매몰차게 말을 하고 딱 끊어버렸다.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사람과 함께 다시 전화해 주세요. ”


헐… 어학원 선배가 상처받지 말고 꿋꿋이 도전하라더니 이런 의미였나?

쫄아서 다시 도전할 마음이 안 들었다.

아무리 고민해도 방법이 없어 준비해 놓은 서류를 몽땅 들고 가서 학교 선생님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 날이 8월 9일.

가장 빠른 예약일은 9월 14일 10시.


우리 집에서 운전면허시험장까지는 지하철 타고 JR 타고 버스 타고 가야 한다. 두 시간 정도 걸린다.

9월 14일에 가서 서류를 접수하니 기다리란다.

1시간쯤 후에 나를 부르더니 서류 접수가 됐으니 시력검사일을 예약하고 다시 오란다.

으잉? 그럼 아까 접수할 때 말하지 그랬어?

일주일 뒤로 예약하고 돌아왔다.

9월 22일 9시. 예약시간에 맞춰 갔다.

서류 접수하고 1시간 기다리고…

시력검사 접수하고 1시간 기다리고…

시력검사하고 1시간 기다리고…

마침내 일본운전면허증을 받았다!!

영사관에서 서류를 떼어온 지 한 달 반 만이다.


서류 떼고 예약하고 가서 기다리는 동안에는 정말 너무 답답했다.

운전면허시험장에서 기차역까지는 꽤 거리가 있어 버스를 타야 하는데 버스가 매시간 20분에 있었다.

그런데 면허증을 나눠주는 시간은 매시간 30분.

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은 면허증을 받고 또 한 시간 가까이를 기다려야만 한다.

버스 시간에 맞춰 매시 정각에 면허증을 나눠주면 시간을 아낄 수 있지 않나?

눈에 뻔히 보이는 불합리한 점들을 왜 일본인들은 고치려 하지 않지?

왜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고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걸까?

약속과 규칙과 공식의 나라라는 일본.

충분히 고민하고 결정한 일이니 받아들이고 지켜야 한다는 일본.

무표정한 얼굴로 묵묵히 줄 서서 서너 시간을 마냥 기다리기만 하는 일본인들 사이에서 혼자 부글부글 속 끓이는 걸 보면 나는 뼛속까지 빨리빨리의 한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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