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웨이> 이기문
마치 무협지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손에서 떼지 못하고 빠져 들어 읽었다. 배틀그라운드 성공 신화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일 줄 알았는데, 그 이야기는 20%도 안된다. 80% 이상은 게임 제작에 대한 도전, 그리고 실패에 대한 이야기가 적나라하게 반복된다.
책은 언론사 기자가 썼는데, 인터뷰와 업무 메일 기록을 토대로 당시의 상황을 현실감 있게 복원해냈다. 아무래도 경영진의 입장이 더 드러날 수밖에 없지만, 특정 사람이나 조직을 미화하지는 않았다. 크래프톤의 전신인 블루홀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창업을 했고 그 도전의 과정이 경영자에게나 구성원들에게 얼마나 치열하고 혹독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굳이 이렇게까지 리얼하게 내부의 갈등과 실패의 스토리를 담아야 했을까 싶은데. 지금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을 게임 제작자, 그리고 경영자들에게 위로와 격려, 조언을 전하리라 생각한다. 나 같은 평범한 직장인에게도 ‘기업이란 무엇이며, 어떠해야 하는가’ ‘직업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보게 하는 책이다.
내게 질문을 주었던, 인상적인 구절을 함께 나눈다.
그에게 회사란 혼자서 이루기 힘든 성과를 내기 위한 곳이었다. 저마다 다른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혼자선 넘볼 수 없는 목표에 도전하는 곳. 그리고 개인이 결코 이룰 수 없는 거대한 성취를 이루고 결실을 함께 나누는 곳.
기업의 목적이 이윤 추구에만 함몰되었을 때 기업답지 못합니다. 이윤 창출보다 중요한 것은 비전이나 꿈, 도전과 같은 가치를 확립하고 집중하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잘 나가는 기업은 비전과 핵심에 대해 집착에 가깝도록 집중합니다.
우리에겐 노동자 대신 인재가 필요합니다. 노동자와 인재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일까요? 바로 대체 가능 여부입니다. 노동자는 대체가 가능합니다. 공장에서 사람 하나 빠지면 2~3일 지나 곧바로 다른 인력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재는 대체 불가능합니다. 그 사람이 하던 일을 다른 사람이 그 수준으로 못 합니다. 인재는 회사가 싫어지면 회사를 나가면 끝입니다. 오히려 회사가 인재를 잃기 싫어 남아주도록 매달려야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