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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희 Jan 28. 2022

당신은 생각이 있는 사람입니까?

<탁월한 사유의 시선> 최진석


한국이 선진국이 되지 못하는 진짜 이유


작년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는 56년만에 한국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지위로 격상시켰습니다. 한국의 경제규모와 군사력은 세계 10위권이며 코로나 상황에서 한국의 위기대응은 전 세계의 모범이 되기도 했습니다. BTS, 오징어게임, 기생충 등 K-문화콘텐츠까지도 세계의 중심에 올라섰습니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이라는 것은 어느 면으로 보나 타당해 보입니다.


그러나 <탁월한 사유의 시선>의 저자인 최진석 교수의 생각은 다릅니다. 한국은 중도국의 최정점에 올라와 있지만 선진국으로 나아가지는 못하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주체적 철학’의 부재가 그 이유입니다. 한국은 선진국의 경제와 정치, 사회 제도들을 도입, 모방하여 발전해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마주한 세계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출처: yes24.com


남이 만든 철학, 남이 만든 제도에 갇혀 있으면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힘듭니다. 높은 시선에서 세계를, 국가운영을 바라볼 수 없고 그저 ‘이익’을 중심으로만 생각하게 됩니다. 정치는 표를 얻기 위한 편가르기에 몰두하고, 경제는 먹튀 CEO들이 뉴스에 오르내립니다. 철학과 가치는 사라지고 돈과 권력만 남아 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선진국이 이런 모습입니까?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면 종속된 삶을 살게 된다


개인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이 짜놓은 판 안에서 꼭두각시처럼 살아가는 삶이 행복할 수 없습니다. 보다 자유롭고 의미있는 삶을 위해서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내가 살아가는 세계에 대해 관찰하고, 내 안의 욕망을 이해하며, 내가 살아가고 싶은 삶을 상상해야 합니다. 철학은 책상 앞에 앉아 남이 써놓은 고리타분한 책을 읽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살아가는 삶의 현장을 높은 시선에서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 내 삶의 문제를 스스로 생각하여 풀어나가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철학이란 철학자들이 남긴 내용을 숙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자기 삶의 격을 철학적인 시선의 높이에서 결정하고 행위하는 것, 그 실천적 영역을 의미한다.


최진석 교수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의 증거를 ‘꿈’에서 찾습니다. 나의 가치와 철학이 삶에 구현되는 모습이 바로 ‘꿈’입니다. 꿈을 꾸며 사는 삶과 주어진 숙제를 하는 삶.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


출처: pixabay.com


“내가 한 인간으로 잘 살고 있는지, 독립적 주체로 제대로 서 있는지, 누군가의 대행자가 아니라 ‘나’로 살고 있는지, 수준 높은 삶을 살고 있는지, 철학적이고 인문적인 높이에서 살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자신에게 다음과 같이 물어보면 된다.

“나는 지금 어떤 꿈을 꾸고 있는가?”

“나의 삶이 내 꿈을 실현하는 과정으로 되어 있는가? 아니면 해야 하는 일들을 처리하는 과정으로 되어 있는가?”

꿈이 없는 삶은 빈껍데기일 뿐이다.



결국은 용기다


스스로 생각하는 것만큼 피곤하고 힘든 일이 없습니다. 드라마나 예능이 인기 있는 이유는 생각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세계를 받아들이고 즐기기만 하면되죠.


마찬가지로 사회가 정해놓은 틀과 논리 안에서 살아가는 일은 안전하고 편안합니다. 남들과 다른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생각은 기존 질서와 조화되기 어렵기 때문에 불편하고 불안합니다. 자유로운 삶을 얻는 데는 대가가 필요해요. 삶을 흔드는 불안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 마주한 삶의 문제를 끝까지 풀어내려는 ‘지적인 부지런함’을 지불해야 합니다.


결국은 용기다. 꿈은 ‘뒤’가 아니라 ‘앞’에 있다. 앞에 있는 것은 기존의 익숙한 문법으로 해석될 리 없다. 그 꿈이 이루어지고 형성될 새 문법에 의해서만 해석될 수 있다.


출처: pixabay.com


앞에서 말했던 선진국이 되는 일도 결국은 나라의 구성원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을 사는 개인들이 많아질수록 우리나라는 더 선진적인 국가로서 성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책의 저자인 최진석 교수는 최근 대선 정치판에 뛰어 들었습니다. 그의 정치적 이념이나 역량에 대해서는 차치하고서, 적어도 철학이 실천의 영역임으로 스스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또한 불안과 불편을 이겨내고 자신의 욕망을 따라 삶을 이끌어가려는 용기를 보여주기도 하구요.


<탁월한 사유의 시선>은 제게 지적인 자극과 영감을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생각하며 살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는지, 남의 생각으로 생각하는지에 대해서요. 솔직히 후자에 가까운 삶을 살아왔고, 다시금 제 삶의 방향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스스로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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