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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음의 감각

[넷플릭스 추천작] 리틀 포레스트

by 재희

내 몸의 죽어 있던 감각을 깨웠던 영화. 보는 동안 시각과 청각, 미각과 촉각.. 온몸의 감각이 살아났다. 뭐라도 내 손으로 만들고 맛보고 느끼고 싶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살아있다는 기분. 살아있고 싶다는 기분.


우리는 삶에서 많은 감각을 잃었다. 세상과 마주하는 인터페이스가 주로 핸드폰과 컴퓨터이기 때문일까. 우리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죽어있는 것들과 매일 마주한다. 온갖 기술과 기계로 충만한 삶이지만, 살아있는 것으로부터는 점점 더 멀어진다.


역설적이게도 그 핸드폰 속의 영화로부터 살아있음의 감각을 맛본다. 그래서 가끔씩 삶이 무감각해질 때, 괜스레 죽은 듯이 느껴질 때 이 영화가 생각난다. “온기가 있는 생명은 다 위로가 된다”는 재하의 말처럼 그 살아있음의 감각이 나를 위로한다.


죽은 것처럼 살고 싶지 않다면 우리는 돌아가야 한다. 우리가 태어난 그곳, 생명이 가득한 곳으로. 살아있는 것들을 마주할 수 있는 곳으로. 자기만의 ‘리틀 포레스트’로.


혜원은 떠난 것이 아니라, 생명이 있는 그 자리로 돌아왔다. 재하가 그랬던 것처럼. 아마 혜원의 엄마도 그녀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그곳으로 돌아갔으리라. 생명이 있는 자리는 남이 결정해주지 못한다. 오직 나만이 안다. 내가 가진 생(生)의 감각만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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