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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희 Nov 24. 2022

혁신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데이먼 센톨라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은 크다. 과거의 신문과 TV처럼 정보를 확산시키는 데 있어서 효과적이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하다. 그들은 기존의 문화를 거스르는 혁신적 변화를 만들지는 못한다. 자신을 따르는 구독자, 팔로워, 팬들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시민혁명, 문화혁신, 새로운 서비스의 확산과 같은 사회변화는 코로나와 같은 ‘단순한 전염’이 아니다. 기존의 사회적 관계 안에 고착화된 규범들을 바꾸어야 하는 어렵고 ‘복잡한 전염’이다. 이러한 복잡한 사회변화는 영향력 있는 특정한 사람이 아니라 특정한 장소에서 시작된다.




쉬운 변화는 없다. 전단지 뿌리듯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알린다고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사회변화는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것이며 이는 사회적 관계 안에 형성된 규범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른바 ‘국룰’이 바뀌는 것이 사회변화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이 국룰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인스타그램을 안 쓰면 소외되는 느낌을 받는... 그런 것이다.



국룰의 변화는 강한 유대와 중복성을 가진 사회적 관계에서부터 시작된다. 고등학교의 같은 반 친구들을 생각해보라. 매일 같이 놀고 밥 먹고 대화하는 찐하게 연결된 사이, 친구들이 서로 서로 알고 지내는 중복적인 관계이다. 이런 사회적 관계 안에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기 쉽다. 강한 유대와 중복성으로 인해 새로운 문화가 활발히 공유되고 빠르게 사회적 승인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 반에서 국룰이 바뀌면 친하게 지내던 다른 반 친구들에게도 변화가 전파된다. 그리고 그 반의 국룰이 변화하기 시작한다. 사회변화는 이렇게 작은 네트워크에서 시작해 다른 네트워크로 확산되는 과정을 거친다.




책에서는 규범이 변화하는 임계점 즉, 티핑포인트가 25%라고 한다. 4명 중 1명이 변화를 수용하고 행동하기 시작하면 소셜 네트워크 전체에 변화가 확산되고 새로운 규범으로 정착된다는 것이다. 같은 반 친구들 중 25%가 새로운 SNS로 갈아탈 경우 대세가 변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가짜 뉴스가 진짜로 둔갑하는데도 25%면 충분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티핑포인트를 악의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사회변화를 원하는 운동가에게는 티핑포인트까지 변화를 끌고 가는 의지와 인내가 필요하다. 그리고 여기에는 영민한 전략이 요구된다. 책에서는 변화를 위한 7가지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변화의 시작을 위해 소셜 네트워크의 주변부에 집중하라고 한다. 네트워크의 중심부일수록 영향력이 크지만 변화에 대한 저항은 크다. 새로운 도전이 어렵다. 오히려 변화에 개방적이고 다양성이 존중받으며 상호 소통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주변부 네트워크에서 혁신적 아이디어가 나오고, 혁신의 수용성이 높아진다.

    



사회든 회사든 가정이든, 규범을 바꾸고 변화를 만들고자 한다면 이 책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속적인 열정과 의지만 있다면 책의 전략을 활용해 사회변화에 도전해 볼 수 있다. 내게는 ‘주변부의 다양성으로부터 혁신이 시작된다’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만들고 싶은 변화가 있다면, 변화가 시작되기에 적합한 주변부가 어디 일지부터 생각해보자.



*책의 핵심 메시지가 잘 담긴 인터뷰 기사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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