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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희 May 13. 2023

일잘러의 진짜 조건은?

<일 잘하는 사람들은 단순하게 합니다> 박소연

올해로 직장생활 17년. 이 정도 했으면 일에 대해서는 빠삭해야 할 것 같은데 부끄럽지만 현실은 아니다. 경력이 쌓일수록 업무 난이도도 올라가고, 조직과 상사마다 일을 잘하는 기준도 다르다. 일은 여전히 어렵다.


일을 잘한다는 건 결과와 과정이 모두 포함된다. 탁월한 과정 없이 탁월한 성과를 얻을 수 없다. 소개하는 책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는 탁월하게 일하는 과정에 대해 친절하게 가이드해준다. 어떤 조직, 상사와 일하더라도 이 책의 조언을 따라 하면 일 잘한다는 말을 피하기 어려우리라.

 


일잘러의 핵심역량, 단순 명쾌함

  

 

저자가 말하는 일잘러(일 잘하는 사람)의 핵심역량은 ‘단순함’이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명쾌함’이다. 우리 조직이 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단순하고 명쾌하게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이다.


기획자는 다음의 세 가지에 꼭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첫째, 목표(원하는 미래)는 무엇인가?
둘째, 목표를 가로막는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셋째, 문제를 해결하고, 원하는 미래를 달성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최적의 행동은 무엇인가?
단순하게 일하는 사람들은 기획을 할 때 앞의 세 가지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도록 집중합니다. 숨겨진 열망, 그리고 진짜 문제를 찾아내어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또한 조직에서는 홀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리더의 지지와 지원, 동료-타 부서와의 적극적 협력이 있을 때 탁월한 성과를 낸다. 그리고 타인의 지지와 협력은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에서 시작된다. 업무의 목적과 내용에 공감할 수 있도록 메시지를 간결하고 명쾌하게 작성하고 공유해야 하는 이유다.


뇌가 너덜너덜 지친 사람들은 직원의 보고서를 보거나 보고를 들을 때 가급적 최소한의 에너지로 해결하고 싶어 합니다. 직원이 결론을 말하지 않고 장황하게 배경을 설명하면 무의식적으로 듣지 않습니다.

우리가 얘기하는 사람의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10분이라면, 위로 갈수록 그 시간은 5분, 3분, 30초로 점점 줄어듭니다. 그러니 이토록 산만한 대상을 두고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요? 산만한 뇌가 딴생각할 틈을 주지 않아야 합니다.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보고서의 핵심은 무엇인지, 무슨 얘기를 하는지, 30초 안에 깔끔하게 설명할 수 있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일주일 동안 노트북이 뜨거워지도록, 우리의 얼굴에 다크서클이 내려앉도록 고생한 프로젝트와 보고서를 두고 상습적으로 딴생각하는 상대방을 만나야 할 겁니다.




일잘러의 진짜 조건은 따로 있다



책은 간결하고 명쾌한 업무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기획과 보고의 스킬들을 잘 정리하여 소개한다. 하지만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점은 이러한 스킬들은 많은 노력과 시간이 투자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알고 있다고 해서 바로 업무에 적용할 수 없다.


상사의 머릿속에 뚜렷한 그림처럼 사업을 그려 넣기 위해서는 사업의 구조를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것뿐 아니라, 직관적으로 마음을 터치할 수 있는 정제된 표현들이 필요하다. 한두 시간 생각한다고 나오는 결과물이 아니다. 사업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으로 사업의 본질과 핵심 포인트를 파악하고, 상사의 니즈와 배경지식을 고려해 보고서의 내용구성과 표현을 정리해야 한다. 오랫동안의 연습과 훈련이 쌓여야 비로소 촌철살인(?)의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


결국 책에서 제시한 조언들은 이 과정을 위한 효과적인 도구와 가이드일 뿐이다. 업무에 몰입하여 좋은 결과물을 반복적으로 만들어내는 지루한 훈련의 시간들을 견뎌내는 이들만이 일잘러의 명예를 얻어갈 수 있다. No pain, no gain. 이 책을 읽었다면 씨앗을 심게 된 것이니,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씨앗이 열매를 맺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반복적으로 노력하며 긴 시간을 버텨내는 인내가 일잘러의 진짜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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