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누구신가> 리처드 보컴
사람들에게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은 누구인가’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까? 신앙이 있든 없든 답은 비슷할 것 같다. 세상을 창조한 신… 정도 아닐까.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하나님을 설명하지 못한다. 부모님을 소개하는데 ‘나를 낳으신 분’이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리처드 보컴이 쓴 <하나님은 누구신가>는 성경 속에서 하나님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중요한 순간을 포착하여 하나님이 어떤 존재인지 알려준다. 하나님이 무엇을 했는지가 아니라, 하나님이 어떻게 존재하고 어떻게 인간과 관계 맺는지가 핵심이다. 기독교 신앙의 본질이 하나님과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을 천지를 창조한 전지전능한 분, 나의 문제를 해결해 주시고 나의 소원을 들어주시는 분… 정도로만 알고 있다면 그것은 원시종교의 ‘천지신명天地神明’과 다를 바가 없다. 이 책은 기독교의 하나님이 가진 독특한 정체성을 보여준다.
가장 큰 특징은 하나님의 ‘인격성’이다. 예를 들어 출애굽기 34장에서 하나님의 성품이 계시되어 있다. 하나님은 무인격적인 절대자가 아닌 성품과 의지를 가진 존재다.
여호와라, 여호와라, 자비롭고 은혜롭고 노하기를 더디 하고 인자와 진실이 많은 하나님이라. 인자를 천대까지 베풀며 악과 과실과 죄를 용서하리라. 그러나 벌을 면제하지는 아니하고 아버지의 악행을 자손 삼사 대까지 보응하리라. (출애굽기 34장 6-7절)
하나님의 이러한 성품 덕분에 인간은 하나님과 관계 맺을 수 있으며 회개도, 구원도, 기도도 가능하다.
여기서는 단편적인 내용만 소개했지만,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하나님을 소개하고 설명하기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이 책이 작은 도움이 될 것이다.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주요 성경 본문을 깊이 들여보다보며,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 깊이 음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