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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희 Jan 02. 2018

송구영신

아픔을 보내고 새 소망을 맞이하며

가시에 많이 찔렸다.
상처가 났고 아물기도 전에 또 상처가 났다.
따갑고 쓰려서 죽겠다고 끙끙댔다.
그렇게 아팠다. 2017년은.

다행히 죽지 않고 살았다.
정말 난 못 버틸 줄 알았는데.

뭐가 그렇게 힘들고 서글펐는지
세상 짐 다 짊어진 것처럼 자주 울던 때가 있다.
내 마음의 둑이 무너졌다.

내 눈물을 받아준 건
내 삶의 두 절대자, 하나님과 아내였다.

새벽엔 하나님을 찾았다.
거창한 기도 제목 따위는 없었다.
살려달라고만 기도했다.

저녁엔 쓰러질 것 같은 마음을 아내에게 기댔다.
아무말 하지 않아도 위로가 되었다.

그래서 버텼다. 혼자가 아니어서.
내 무너진 마음 알아주는 이가 있어서.

한편으론 걱정도 된다.
나 아프다고 누군가에게 불쑥
뾰족한 가시를 내밀지는 않았는지.

내 상처 아픈줄 알면
주변도 살피며 겸손히 살아야 한다.

2018년엔 상처도 아물고 더 즐거운 일이 많으면 좋겠다.

그냥 다 털고 떠나버릴까 싶을 때도 많다.
하지만 선택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사실 내가 서 있는 이 곳도
행복을 향한 선택들이 이어져 왔을 뿐이다.
난 한 번도 불행을 선택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삶은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언제나 내 통제 밖에 있다.
간단치가 않다.

기쁨도 슬픔도 아픔도 행복도
어쩔 수 없이 다 내 것이다. 골라 담을 수 없다.

때론 견디고 버티면서
때론 웃고 즐기면서
삶의 파도 위에 올라탈 뿐이다.

그래도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용기를 더 가지는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삶의 섭리까지 끌어안고 감당하겠다는 용기.
험한 삶의 파도 속에서도 사랑하며 정의롭게 살겠다는 용기.

용기 있는 삶,
그 다음의 결과는 내 몫이 아니다.
그 분의 은혜를 구할 뿐이다.

아직은 아무도 알 수 없는 2018년의 삶.
그래서 기대가 되고 소망을 가지게 된다.

특별히 깊은 상처로 아픔을 겪었던 모든 이들에게
치유와 회복이 일어나는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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