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희 Nov 19. 2019

글쓰기에 관한 모든 질문에 답하는 책

<강원국의 글쓰기> 강원국

요즘도 ‘전과’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전과는 초등학교(사실은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 교과서에 대한 모든 주석과 해답을 정리해 놓은 완벽한 참고서다. 전과 하나만 있으면 학교 숙제는 걱정이 없었다.

‘강원국의 글쓰기’를 읽고 난 전과를 떠올렸다. 글쓰기에 관한 모든 질문에 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쓴 서문만 봐도 글쓰기 전과를 만들려는 그의 의지가 선명하다.


내가 습득한 모든 글쓰기 노하우를 담았다고 자부한다. 한 사람의 28년 경험을 이 책 한 권으로 얻을 수 있다. 원고 하나하나가 두 시간짜리 강의 내용이다. 모두 읽으면 100시간 강의를 듣는 효과가 있다.

  또한 많은 글쓰기 책의 큐레이터 역할을 자임하고자 했다. 이 책 한 권만 읽어도 다른 글쓰기 책을 읽을 필요가 없도록 하자는 생각으로 썼다. 이를 위해 글쓰기에 관한 책을 100권 가까이 읽었다. 그 내용이 이 책 구석구석에 녹아 있다.


그럼, 그가 말하는 글쓰기의 ‘모든 것’은 무엇일까? 그는 아래의 다섯 가지로 모든 것을 분류하고 있다.

첫째, 글을 잘 쓰기 위해 마음 상태를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가.
둘째, 글을 쓰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셋째, 글쓰기 기본기는 어떻게 갖춰야 하는가.
넷째, 실제로 글은 어떻게 써야 하는가.
다섯째, 글을 잘 쓰기 위한 주변 여건과 환경은 어떠해야 하는가.




강원국 작가는 요즘 글쓰기 멘토로 핫하다. 나도 책이 아닌 강연을 통해 그를 먼저 만났다. 그의 전작들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가 글쓰기를 업으로 삼았고 글을 잘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자리에 있었음을 알고 있다. 회장님과 대통령의 글을 쓴 사람. 그래서 그의 글쓰기 책이 더욱 매력적이다.

실제로 그의 노하우들은 글을 잘 쓰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귀한 자원이다. 평소 책상 위에 올려두고 글이 안 써지거나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참고하면 좋을 책이다.


나는 ‘글쓰기 도구’에 대한 내용이 도움이 되었다. 글쓰기는 결국 생각을 쓰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생각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유용한 ‘도구’들을 소개한다. 지금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내용들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


나는 글을 쓰기에 앞서 세 가지를 한다. 우선, 내가 써야 할 글의 키워드가 들어 있는 칼럼을 한두 편 읽는다. 그래도 생각이 안 나면 동영상 강의를 한두 편 듣는다. 그렇게 해도 생각이 안 나면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서 관련된 책의 목차를 몇 개 본다. 여기까지 오면 생각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내게 칼럼과 동영상 강의와 책의 목차는 물고기를 잡는 도구다. 고기가 잘 잡히는 장소에 가서 낚싯대를 드리우면 더 효과적이다. 이를테면 산책을 하면서 동영상 강의를 듣는다. 카페에 가서 책의 목차를 보고, 지하철에서 칼럼을 읽는다. 그러면 백발백중이다.




글쓰기에 유용한 책임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몰입되어 빠져드는, 그런 재밌는 책은 아니다. 보통의 전과들이 그러하듯이. 지루한 부분도 있고 읽다가 건너뛴 부분도 있다. 나중에 필요할 때 찾아보면 되니까.

글이 막 쓰고 싶어 지는 그런 가슴 뛰게 하는 책도 아니다. 잘 쓰는 기술을 전수하는 것이지 글 쓰는 사람의 영혼을 건드리지는 못한다. 나의 눈길을 한참 머무르게 하는 그런 글귀가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글쓰기를 사랑하는 사람, 글을 쓸 때 행복한 사람은 공감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 가득하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강원국 작가 스스로가 글쓰기를 사랑하고 글쓰기를  통해 행복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긴 시간 글과 마주했던 그의 쌉쌀한 고민과 달콤한 열매들을 함께 맛볼 수 있어서 행운이다. 그의 진심 어린 수고가 고맙다.

매거진의 이전글 6살 아들에게 선물하고픈 교육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