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추천작] 스파이(Spy, 2015)
세상에 재밌는 영화는 많지만 진짜 웃긴 영화는 드물다. <스파이>는 그 드문 영화 중 하나다. 몇 년 전에 재밌게 봤는데, 넷플릭스에 추천이 떠서 다시 봤다. 역시 웃겼다!
주인공인 멜리사 맥카시(수잔 쿠퍼 역)뿐만 아니라 제이슨 스타뎀(릭 포드 역)을 비롯한 각양각색의 캐릭터들이 또라이 기질을 가진 개성 넘치는 매력을 가졌다. 과장된 캐릭터지만 억지스럽지 않고 배경과 사건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영화는 짧은 시간 안에 강한 색깔의 캐릭터를 구현하고 캐릭터 간의 케미와 유머를 끊임없이 폭발시킨다.
<스파이>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탄탄한 스토리를 가진 액션 첩보 영화이기도 하다. 처음엔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했지만 그 이상이었다. 주인공의 진지하고 묵직한 액션씬, 좁은 골목을 달리는 레이싱 추적씬, 예상을 뒤엎는 스토리 전개 등등. 시나리오만으로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재밌는 영화인데, 웃기기까지 하니 금상첨화다.
영화의 매력에 대해 한 가지만 더 이야기한다면 바로 ‘카타르시스’ 다. 주인공인 수잔 쿠퍼를 보며 우리는 속 시원한 해방감을 느낀다. 그녀가 쏟아내는 걸쭉한 욕설 때문만은 아니다. 무시당하고 조롱당하던 주인공이 전 세계를 누비며 첩보 요원으로 활약하는 모습에 관객은 ‘나’를 투영한다.
누구에게나 남몰래 감춰둔 열정과 꿈이 있다. 하지만 팍팍하고 틀에 박힌 현실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쿠퍼는 이 같은 소시민들의 억눌린 욕망을 상징한다. 그녀의 과감한 도전과 위험을 무릅쓰는 용기는 터져 나오는 탄산처럼 우리의 억눌렸던 마음을 시원케 한다. 내면의 열정으로 지루한 일상을 찢고 나오는 그녀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로망이기 때문이다.
<스파이>는 탄탄한 스토리와 유쾌한 웃음, 카타르시스까지 우리의 좌뇌, 우뇌, 무의식까지도 즐겁게 하는 보기 드물게 잘 만든 오락 영화다. 무료한 일상에 탄산 같은 즐거움을 맛보고 싶다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