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은지심

by 소원상자

찬 이슬이 들풀 끝에 맺히고
밤새 울다 지친 별 하나 낮게 걸려 흔들린다
지나던 바람마저 옷깃 여미며 머문다




절름거리는 강아지 빈 장시를 맴돌다가
부서진 달빛을 다급히 더듬는다
굶주림이 빛보다 먼저 닿는 듯




누가 저 미물의 설움을
하늘의 뜻이라 할 수 있을까
차마 눈을 거두지 못하는 까닭은
이미 마음 한쪽이 저쪽으로 기울어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은 넓으나
가엾음 깃들 자리 또한 비어 있지 않으니
가슴 깊은 곳에 남은 것 하나
작은 가시처럼 박혀 숨결마다 은근히 스친다




혹 누가 그 까닭을 묻거든
굳이 밝히지 않아도 된다

남의 아픔이 스며들어
내 살 한 부분이 된 뒤에야
끝내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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