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다 위에 작은 배 한 척이 있다.
끝없이 출렁이는 바다 위 작은 배 한 척.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은 끝을 알 수 없고
파도는 쉼 없이 배를 밀어낸다.
배는 바람에 몸을 맡기고 때로는 부드럽고,
때로는 거칠게 배의 돛을 스친다.
고요함 속에서도 파도는 끊임없이 말을 걸어온다.
‘흔들려도 괜찮아. 떠 있으면 나아갈 수 있어.’
그래서 오늘도 작은 배는 파도 위에서 숨을 쉰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끝없이 펼쳐진 물결뿐 바다는 잠들지 않는다.
그 위에 놓인 배는 마치 한 사람의 인생 같다.
파도는 잔잔할 때도 있지만 예고 없이 높아져
배를 흔들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배는 두려움을 느낀다.
혹시나 이 물결에 삼켜질까, 방향을 잃지 않을까, 하지만 배는 멈추지 않는다.
흔들리면서도 앞으로 나아간다.
파도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때로는 옆으로 피하면서도 길을 찾는다.
나는 내 인생이 이 배와 닮았음을 느낀다.
평온한 날에도, 거센 폭풍 속에서도 결국은 나만의 항로를 찾아야 한다.
내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 대신 키를 잡아주지 않는다.
내 손으로 노를 젓고 내 눈으로 별빛을 읽어내야 한다.
어쩌면 파도는 나를 두렵게만 하는 존재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 파도는 중심을 잡은 단단함으로 길을 알려주는 표식이 된다.
파도 위에서 흔들린 만큼 나는 조금 더 넓은 바다를 알게 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파도 위의 작은 배처럼 살아간다.
흔들림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별을 바라보며 나의 길을 찾아간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저 끝, 보이지 않는 나의 목적지를 향해, 그리고 그 위에 실린 꿈들도 함께.
그리고 믿는다.
저 너머에 반드시 나를 기다리는 항구가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