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완전함의 균열에서 비로소 드러나는 진실이다.
우리는 그 작은 틈과 흠집 속에서만 존재의
결을 읽는다.
완벽은 매끄럽지만, 매끄러움은 우리를 미끄러뜨린다.
실패는 거친 표면, 그 위에 발을 디뎌야만
삶이 우리를 붙잡는다.
사소한 실패는 무너짐이 아니라, 무너짐을
견디는 우리의 방식이다.
그 미세한 틈이 없다면, 자아는 호흡할
공간조차 잃을 것이다.
우리가 넘어지고 흩어지는 순간, 존재는
스스로의 한계를 증명한다.
그리고 그 증명 속에서 한계 너머로 향하려는 의지가 태어난다.
작은 실패는 추락이 아니라, 깊이를 부여하는 그림자다.
그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는 빛은 공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