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리이자

(감정의 복리)

by 소원상자

처음의 마음은 늘 작았다.
작다는 말로도 부족해서, 차라리 없다고 말하고 싶을 만큼.
동전 하나만 한 믿음. 주머니 속에서 다른 동전들과 부딪히며 소리만 내던 희망 같은 것.


쥐고는 있었지만, 이게 과연 남을지, 남기기나 할지 알 수 없는 마음이었다.
하루를 맡긴다.
또 하루를, 별 수 없이, 견딘다.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고, 그저 넘긴다는 말이

더 맞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는 사이 이자는 살금살금 밤에 붙는다.
아무도 보지 않는 시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나간 새벽에.
자고 일어나면 어제와 크게 달라진 건 없는데,
이상하게 마음만 조금 무거워져 있다.


기다리던 시간은 어느새 밑천이 되고,
망설이던 날들은 길이를 갖는다.
울지 않으려 애썼던 날들이 계산서처럼 쌓일 때,
나는 그제야 알게 된다.

마음은 사용하지 않아도 사라지지 않는구나.


생각은 생각을 불리고, 감정은 결국 나 자신을 상환하게 한다는 걸.
사랑도 상처도 단순한 덧셈이나 뺄셈이 아니라는 걸 느낀다.
그것들은 되돌아올 때마다 전날의 나를 데리고 온다.


갈팡질팡했던 마음, 오르락내리락하던 체온,
얼굴에 남아 있던 표정까지 고스란히 이자처럼 붙어서.


감정은 단리로 끝나지 않는다.
자주 생각할수록, 오래 버틸수록 감정은 감정 위에 슬며시 증식한다.
이 비유가 꼭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게 겪어 왔다.


그래서 이제는 되도록 조급함을 인출하지 않는다.
당장 쓰지 않아도 되는 마음은 꺼내 들지 않고
시간이 알아서 해보라고 잠시 맡겨 둔다.


늘어난다는 보장도, 안전하다는 약속도 없다.
다만 서두르지 않겠다는 태도 하나만을
담보처럼 쥐고 있을 뿐이다.


언젠가 이 마음이 나를 부자로 만들지,
아니면 오래, 그리고 길게 울게 할지는

아직 모른다.
확실한 건 하나, 이 마음은 오늘의 나를 포함한 채 반드시 돌아온다는 것.
그 결과만은 나는 여전히, 복리의 방식에

맡겨 두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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