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끝에
불빛이 잠깐 걸린다
해진 천 가장자리,
거칠게 일어난 올이
손끝에 먼저 닿는다
바늘이 들어가면
천이 아주 조금 모인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섬세한 떨림이 손에 남는다
실 한 가닥
손등을 스치며 지나가고
따뜻했던 체온이
천 위에 옮겨 붙는다
한 땀, 천이 당겨지고
한 땀, 주름이 펴진다
삐뚤어진 선도 그대로 둔다
잡아당기면 더 울기 때문이다
뒤집어 보면
안쪽은 늘 어수선하다
엉킨 실, 겹쳐진 매듭,
지워지지 않은 흔적들
그래도 겉은 조금 덜 벌어진다
손으로 문질러 보면
꿰맨 자리가
처음보다 단단하다
바늘을 빼내고
천을 접는다
아직 남은 거친 부분이
손바닥에 걸린다
내일도
또 터질 걸 알면서
손이 갈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