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버틴 하루가 희망이었구나
희망은 처음부터 손에 쥐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것은 한참을 걷고 또 걸어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갇힌 터널 속에서 보내는 암담하고 하염없는 시간 안에서 조금씩 나를 알아가며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그동안 희망이란 내게 일어나는 기적 같은 일, 대단히 거창한 일, 꿈이 이루어지는 그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다림이 지루할 만큼 길어지고 고통이 쉽게 끝날 것 같지도 않고, 이때다 싶어 비관이 스멀스멀 내 안으로 들어오려 할 때 나는 내게 물었다. ’도대체 희망이라는 것이 있기나 할까 ‘ 만약 있다면 어디에 있고 얼마나 인내해야 보이는 걸까’라고.
긴긴 시간이 지나고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기다림이 길어도 굴복하지 않고 살아가는 나,
이 자체가 희망이 아닐까 하고.
문득 든 이 생각이 내 마음속에 오래도록 머물렀고 그 덕분에 서서히 나는 알 것도 같았다.
희망은 특별히 거창하지도 않고 나와 멀리 있어 잡히지 않을 만큼 먼 미래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오늘을 포기하지 않는 나의 마음
이 안에 있다는 것을.
눈물 속에서도 쓴웃음이나마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용기와 수백 번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보려 하는 의지, 이 모든 것이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이제 나는 희망을 찾기보다 이것을 진실되게 알아가려 한다.
내 삶의 모퉁이마다 사실 내 눈에 띄지만 않았을 뿐 구석구석 숨어있던 따뜻한 숨결들을 손에 담고 나는 오늘도 선물로 받은 희망의 하루를 감사히 여기며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