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계는
결정을 서두른다
삑
정상입니다
아직은 아닙니다
36.9도
숫자는
경계 위에 사람을 세워 둔다
누군가에게는 평온이고
누군가에게는 시작이다
병은
갑자기 오지 않는다
머뭇거리며
몸 안에 자리를 잡는다
나는 오래
정상과 증상 사이에 있었다
아프다고 말하기엔 멀쩡했고
괜찮다고 말하기엔
조금 뜨거웠다
대기실의 의자들처럼
사람들도
각자의 온도로 앉아 있었다
건강과 환자
남음과 떠남
그러나 대부분의 시간은
이름 없이 지나간다
관계에도
미열이 있다
떠난 것도 아니고
남아 있는 것도 아닌 온도
사람은
무너질 때보다
버티고 있을 때
더 많은 힘을 쓴다
지켜봅시다
그 말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완치도
확진도 없이
나는
어느 쪽에도 닿지 않는다
아직
식지 않은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