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의 아침

by 소원상자

문턱을 넘는 아침
노른자 같은 빛을 깨고


솜털 하나로 세상을 재던 병아리,
작은 산맥 같은 문턱 앞에서
발끝으로 지구를 톡 건드린다

바람은 바삭하게 지나가고
햇빛은 이름 모를 꽃들 위에 앉는다

병아리가 고개를 갸웃할 때
개미 한 마리 지나가고
길은 이미
앞쪽으로 자라 있다

웅덩이는 하늘을 비춰
파란 파문 하나
가슴에 붙여 준다

겁은 아직 작고
병아리는 그림자와 나란히 걸으며
자기보다 큰 것들의 높이를 배운다

부리는 서툴고
삐약,
아침이 한 칸 밀린다

돌아오는 길
둥지는 어제보다 깊어 있고
병아리는 더 멀리 본다

세상 구경은 끝나지 않는다

창가 어딘가
마르지 않은 깃털 하나

아직 바람을 기억한다

작가의 이전글맡겨진 그릇 앞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