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가다의 작은섬 Oct 02. 2022

경험「본질 육아」- 1편

아직 경험할 것이 남았다.(2022.10.2. 일)

사진출처:희정.채원

     



마음에 위로가 필요하거나 힘이 나지 않을 때, 나는 육아 관련 도서나 역사 관련 도서를 읽습니다. 역사도서를 읽으면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배울 수 있고, 육아 도서를 읽으면 내 속에 상처받은 내면 아이가 치유받는 것 같습니다.


「본질 육아」의 작가 지나영 교수는 아이들을 위해 먼저 바뀌어야 하는 것은 부모들의 생각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아이들은 존재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다는 것과 부모는 아이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배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부모 자신이 먼저 자신의 삶에 핵심 신념을 알고 그것을 자녀에게 행동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합니다. 부모로서 맹목적으로 희생하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면서 자녀를 사랑하는 것이 「본질 육아」라고 말합니다.


아네스와 처음 갈등이 발생했을 때, 제가 선택한 배움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이분의 철학이 마음속 깊이 와닿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 「본질 육아」는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하라. 아이에게 흥밋거리를 찾아주고 싶다면 일단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 줘라.』

(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 육아 68p 지나영)


저의 연애는 로맨스라 할 수 있었지만, 육아는 현실이었습니다. 머리에 꽃을 몇 개나 꽂고 살아야 하는지 상상도 할 수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저서 「본질 육아」에 나오는 많은 내용을 사유하고 싶지만, 오늘은 ‘경험’에 대해 나누고자 합니다.


애들아~ 나 때는 말이야~

저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자랐습니다. 사면이 산으로 둘러 쌓인 골짜기 같은 마을이었습니다. 한 시간이 넘는 거리를 걸어서 학교를 다녔고, 읍내라도 갈라치면 버스(요금 50원)를 타고 먼지 나는 비포장도로를 달려가야 했습니다.


뭐하고 놀았냐면,

동네 아이들은 나이를 불문하고 함께 놀았습니다. 집에서 주섬주섬 빨랫감을 들고 동네 개울가에 않아 방망이를 두들기며 빨래 놀이도 했고, 여름이면 그 개울가에서 첨벙첨벙 물놀이도 했습니다.

그러다 거머리가 달라붙은 다리를 보며 기겁하며 달아나기도 했습니다. 그때 큰아이들은 동생들에게 이렇게 놀려대기도 했습니다.


‘너희들 빨가벗고 수영하면 똥구멍으로 거머리 들어간다’     


물놀이가 끝나면 개울가 앞 앵두나무에서 배부르게 앵두를 따 먹었고, 그 개울에서 가을이 되면 미꾸라지, 고동 잡기 놀이도 했습니다. 그리고 추운 겨울에는 직접 만든 썰매를 가지고 나와 신나게 썰매도 탔습니다.


개울가에는 신기한 것들, 놀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특히 여자아이들은 개울가에 버려진 그릇들을 주어 모았습니다. 소꿉놀이를 위한 최고의 장난감이었습니다. 논두렁에 철퍼덕 주저앉아 진흙으로 밥을 짓고 풀들로 반찬을 만들며 소꿉놀이를 했습니다.


동네 회관 공터에서는 자치기가 한참입니다. 친구들보다 멋진 자치기를 만들겠다고 낫 들고 설치다가 엄지손가락에 영광(?)의 상처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정월 대보름이면 동네 전체가 잔칫날입니다. 장구며 꽹과리를 치고 온 동네를 다니는 어르신들, 그리고 엄청나게 큰 달집, 그 앞에서 우리는 쥐불놀이를 했습니다. ‘돌려 돌려 신나게 돌려~’ 어둑해지는 저녁에 산을 올라 정상에 모여 달님에게 소원을 빌었습니다.

그 산에서 겨울이면 비료 포대로 눈썰매를 탔고, 봄, 가을에는 언덕이 있는 풀밭에서 대나무 썰매를 탔습니다. 무엇보다도 신나고 재미있었던 놀이는 경찰과 도둑, 온 동네가 놀이터였습니다. 신나게 잡고 도망 다니면서 함께 놀았습니다.


그 외에도 즐겨했던 놀이 오징어 땅콩, 비석 치기, 고무줄놀이, 말뚝박기, 자연과 함께 놀고 즐기던 시절이었습니다.




『경험이라는 게 꼭 뭔가를 전문적으로 따라가야 하는 건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 육아 69p 지나영)     

경험해본 세상

어릴 적 우리 집은 흙 마당을 지나 축담과 마루가 있고 방이 두 개가 있었습니다. 창호지가 발려진 문에 장난스레 손가락으로 구멍을 내면 부모님에게 호되게 혼났던 경험, 불을 때고 소여물을 준비했던 아궁이도 있었습니다.


아궁이 불이 과해 눌어붙은 아랫목 장판, 추운 겨울 따뜻한 물을 솥단지에서 퍼내어 씻던 경험,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씩 엄마와 읍내 목욕탕을 가서 때를 밀었습니다. 아프다 울며불며 소리치면 등짝을 몇 번 맞아야 목욕이 끝났지요.


그렇게 엄마와의 목욕 사투가 끝나면, 시장통에 있는 맛난 칼국수 집을 다녀갔습니다. 500원짜리 칼국수, 세상 어느 비싼 음식보다 맛났습니다.


농사일을 하시는 아버지를 따라 밭에 돌도 주워내고 모내기도 하고, 고추도 따고, 콩도 털었지요. 추수한 벼를 가을 해님 밑에서 말릴 때, 일정 시간이 지나면 골고루 섞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벼가 앞뒤양면 골고루 마릅니다. 신발을 벗고 스윽스윽 오고 가던 때 느껴지는 벼의 감촉, 글을 쓰며 다시 떠올려봅니다.

부모님이 하시던 농사일 중에 정말 하기 싫은 일은 콩 터는 일과 고추 따기였던 것 같습니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고추를 따거나 해 질 녘에 고추를 따야 했는데, 쪼그리고 앉아있는 것도 고되었고, 무엇보다도 모기 때가 말도 못 했습니다. 그리고 콩 타작을 할 때면 까슬까슬한 먼지를 온몸에 뒤집어써야 했습니다. 으~ 지금도 상상만 해도 싫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우리 집 농사일을 제가 다 한 것 같습니다만, 자연 관찰 책을 읽지 않아도 저는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 자연을 배웠습니다.


그런 경험을 과일반화해서 일까요?남편과 아이들이 가끔 저에게 , ‘엄마. 벼는 나무에서 나는 거야?깨나무도 있어?이런 질문을 할때면, 두 눈을 껌뻑이며 이 아이들은 왜 런 질문을 하지? 정녕 모르는 걸까?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

처음 서울에 상경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웠습니다. 바싹 긴장하며 새로운 경험에 비장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 전철이란 것을 이용했을 때, 개찰구를 통과하는 사람들을 한참 관찰했습니다.

‘아. 저기 어딘가에 표를 대고 통과하면 되는구나’     


그렇게 한참 망설이다가 어딘가에 표를 대었지만, 아무래도 열리지 않던 개찰구, 얼굴이 빨개져 뒤로 물러나 또 바라봅니다.


‘아. 저기구나’     


다시 도전~~! 세상에나 또 불통!!! 그러고 알아차림, 녹색 화살표가 있는 곳으로 가서 네모난 곳에 찍어야 하는구나!

롯데리아가 제 고향에 상륙한 것은 2000년이 지나서였을 겁니다. 햄버거 가게에 가서 주문할라치면 울렁증이 올라와 항상 옆 사람에서 주문을 패스하곤 했지요.


그리고 회사 입사를 앞두고 신체검사를 받으러 가야 할 때였습니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어디쯤 병원으로 가야 했는데, 거기까지는 버스를 타고 잘 갔습니다. 그리고 지리를 잘 모르니 일단 택시를 탔어요.


하지만 이동거리에 비해 택시요금이 너무 비싸게 나온 겁니다.


‘아.. 택시기사가 내가 시골에서 왔다고 바가지를 쐬웠구나. 서울은 눈뜨고도 코가 베인다던데.. 이런 거구나.’    
 

그 일(?)이 있고 며칠이 지나 사촌과 함께 버스를 타고 쇼핑을 가던 때, 그때 제가 탔던 택시와 비슷한 모습의 택시를 보았습니다.


‘저거야 저거! 내가 저런 거(택시) 탔거든, 저 금색 띠 두른 거’

‘ㅋㅋㅋㅋ, 저거 모범택시야~’  

누가 알았습니까? 서울에는 모범택시랑 일반택시가 있고 그에 따라 요금도 다르다는 것을요. 우리 동네에서는 말이야~ 금색 띠 두른 택시도 일반 택시랑 요금이 똑같고, 모범택시(명칭)도 일반 택시랑 똑같은 요금이란 말입니다.


대학 동창들 덕분에 처음 가본 JK김동욱 콘서트, 회사 동료들과 함께 다녀와 싸이 콘서트 저에게는 모든 것들이 신세계였습니다.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지 못하고 방 안에 갇혀 공부만 하게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다양한 영감이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놓자.』

(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 육아 69p 지나영)     


익숙한 경험, 낯선 경험, 앞으로 경험할 것들

‘20살 시절, 술(?)만 먹지 말고, 좀 더 많은 경험을 해볼걸.. 애들한테도 많이 경험해보라고 격려해야지’     


「본질 육아」를 읽기 며칠 전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에 대해 잠시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있음에도 읽지 못한 책들, 가보지 못한 고급 레스토랑, 떠나지 못한 여행, 가보지 못한 뮤지컬 등 자연에서 경험한 일들에 비해 경험하지 못한 세상이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이 글을 쓰면서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 앞으로 경험하고 싶은 것들이 있어서 참 좋구나’     


내가 살아온 삶 속에는 익숙한 경험, 낯선 경험이 존재하고, 살아가야 하는 삶 속에서는 내가 경험해야 할, 또는 경험하고 싶은 무수한 경험들이 존재하겠지요?


나와 아이들 모두 많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문제는 제가 집순이(?)라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경험해야 하는 것이 넘쳐나는 삶, 부지런히 움직여 보겠다고 결심해 봅니다.


결심을 하고 나니, 벌써부터 마음이 두근거립니다. 그래서 오늘 하나의 경험을 하로 갑니다. 10년을 넘게 서울 생활을 하면서 홍대를 한번 못 가봤어요. 오늘 아네스와 함께 홍대 데이트를 가볼까 합니다.


이 글을 있는 여러분도 다양한 경험 속에 흥미 있는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를 위한 도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