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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Dec 30. 2022

나는 무슨 동물로 살고 있을까?「동물농장」

동물의 왕국 (2022.12.05. 월)




원숭이의 모습을 가진 인간이 두 발로 걷고, 두 손을 사용하고, 도구를 사용하면서 농사를 짓고 생산물을 저장하기 시작한 시점에서부터 욕심과 권력이 생겨났을까요?


가볍게 읽으려고 선택한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 다양한 인간의 군상과 그들의 민낯을 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의문이 드네요.


‘나는 무슨 동물로 살고 있을까?’




『동무들, 우리 문제에 대한 해답은 바로 거기 있소. 한마디로 문제의 핵심은 <인간이오. 인간은 우리의 진정한 적이자 유일한 적입니다. 인간을 몰아내기만 하면 우리의 굶주림과 고된 노동의 근본 원인은 영원히 제거될 것이요.』

(동물농장 11p 조지 오웰)


동창 모임을 서울 시청역 근처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얼마만의 가보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정말 오랜만의 방문이었습니다.


시청역을 내리는 순간, 귀속을 넘어 뇌 속까지 파고드는 확성기 소리에 놀라고, 형형색색의 깃발(?), 수많은 인파와 경찰들에게 또 한 번 놀랐습니다. 그때서야 ‘맞아’ 시청역이 이랬지... 하며 오래전 기억이 소환됩니다.


제가「동물농장」을 읽고 난 후 시청역에 방문한 것은 정말 기똥찬 우연이었을까요? 책을 읽고 난 직후 여기 모인 사람들을 보니 생각이 많아집니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각자의 유토피아를 꿈꾸겠지요.





『동물 중에서는 되재가 제일 똑똑하다는 건 다들 인정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동물들을 가르치고 조직하는 일은 자연스레 돼지들의 몫이 되었다.』

(동물농장 28p 조지 오웰)


「동물농장」의 동물들은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반란을 일으키고, 예기치 않게 반란에 성공합니다. 글을 읽을 줄 알고 지식이 있는 돼지 세 마리, 스노볼과 나폴레옹 그리고 스퀼러가 지도자 역할을 합니다.


저는 「동물농장」에 나오는 몇몇 동물들의 역할에서 나는 지금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어떤 자리에 서 있고 무슨 역할을 하며 살아가고 있나 생각해 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자신의 자리와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일곱 계명,
1. 무엇이건 두 발로 걷는 것은 적이다.
2. 무엇이건 네 발로 걷거나 날개를 가진 것은 친구이다.
3. 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4.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서는 안 된다.
5. 어떤 동물도 술을 마시면 안 된다.
6.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선 안 된다.
7.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동물농장 11p 조지 오웰)



돼지 세 마리는 메이저의 가르침을 토대로「동물주의」라는 하나의 사상 세계를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7가지의 계명을 만들고 농장 동물들이 모두 이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모두에게 동물주의를 설명하느라 애를 먹었지만, 제일 우둔한 동물은 ‘암말 몰리’였습니다.


- 암말 몰리 : ‘반란 이후에도 설탕이 있을까요?’/ ‘그때 가서도 내가 갈기에 댕기를 매고 다닐 수 있을까요?’


- 집까마귀 모지즈 : 그는 <슈가캔디 마운틴>이라는 신비한 하늘나라가 있다는 걸 자기는 안다. 동물들은 죽으면 모두 그 나라로 간다고 주장하고 다녔다. 그곳에서는 일주일이 모두 일요일이며, 일 년 내내 클로버가 자라고 각설탕이며 아마씨가 살울타리에서 자란다는 것이었다. 떠들고만 다니고 일을 하지 않는 모지즈를 동물은 미워했다.


- 돼지 세 마리는 모지즈의 말이 거짓이면 그런 곳은 없다고 설득하느라 땀깨나 흘려야 했다.




『돼지들은 직접 일은 하지 않는 대신 다른 동물들을 감독하고 지휘했다.』

(동물농장 28p 조지 오웰)


수퇘지, 스노볼

스노불은 쾌활하고 글을 읽고 쓸 줄 알며, 말을 잘하면 다방면에 재주가 많은 돼지입니다. 동물주의에 대한 일곱 계명을 주도적으로 만든 세 마리 동물 중 한 마리로 나폴레옹과 함께 지도자 역할을 합니다. 농장 동물들의 복지와 환경 개선을 위해 계속 공부하고 회의나 투표를 통해 동물들과 의견을 나눕니다. 또한 인간들이 농장을 다시 되찾고자 쳐들어왔을 때도 솔선수범하여 앞장서 전투에 참여합니다. 하지만 농장에 풍차를 만드는 일로 나폴레옹과 갈등을 빚다가 쫓겨납니다.




『한쪽은 스노볼과 주 3일 노동에 투표를 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고 다른 한쪽은 나폴레옹과 충분한 여물통에 투료를 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어느 쪽에도 가담하지 않는 유일한 동물은 당나귀 벤자민이었다.』

(동물농장 48p 조지 오웰)


수퇘지, 나폴레옹

나폴레옹도 농장의 세 지도자 중 한 마리 동물로 글을 읽고 씁니다. 스노볼보다 다소 사납고, 말솜씨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자신의 의견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편이라고 동물들은 평가합니다. 항상 스노볼이 농장에 관련한 어떤 의견을 제지하면 반대 의견을 내고 그와 대립합니다. 스노볼이 농장의 복지와 환경개선에 힘썼다면, 나폴레옹은 농장 동물들, 특히 어린 새끼들의 교육에 적극적입니다. 그리고 농장의 개들이 새끼를 낳았을 때 암실로 데리고 가 자신에게만 충성하도록 세뇌교육을 시킵니다. 그리고 스노볼이 농장에 풍차를 만들자는 의견을 냈을 때 그것을 반대하며 자신을 따르는 새끼 개들에게 지시하여 스노볼을 공격하게 합니다. 그렇게 스노볼을 농장에서 쫓아내고 농장을 무력으로 지배합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곱 계명을 수정하고, 회의와 투표 폐지, 개들을 이용한 공포와 무력농장을 다스립니다.


수퇘지, 스퀼러

농장의 세 마리 지도자 중 마지막 한 마리 스퀼러, 그는 뛰어난 언변 실력을 가졌으며, 스퀼러의 언변에 걸리면 검정도 하양이 된다고 동물들은 말합니다. 왜 돼지들은 일을 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되었을 때도 스퀼러의 한마디면 모두 세뇌(?)됩니다. 스퀼러는 스노볼이 우세할 때는 거기에 붙어서 자신의 언변 실력을 발휘하고, 스노볼이 쫓겨나고 나폴레옹이 농장을 공포와 무력으로 지도할 때도 나폴레옹을 신격화하며, 농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쫓겨난 스노볼의 계략이라고 중상모략을 하는 동물입니다.



수컷 말, 복서

아무리 배워도 알파벳 ‘D’ 이상은 익힐 수가 없습니다. 능력이 없는 복서는 그저 일하고 또 일합니다. 묵묵히 최선을 다해 온몸이 부서져라 일합니다. 11세가 되어 돼지들이 약속한 평안한 노후를 위해 묵묵히 일하다가 끝내는 돼지에게 속아 도살되어 죽음을 맞이합니다.


어미 말, 클로버

알파벳까지 겨우 익혔습니다. 사랑으로 농장 동물들을 돌봅니다. 일곱 계명이 하나씩 바뀔 때마다 무엇인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채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바뀌기 전 계명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이상하다는 것을 알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동물..




『오직 늙은 당나귀 벤자민만은 자신의 긴 생애를 한 토막도 빠짐없이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인즉 지금의 사정이 옛날보다 더 나을 것도 못할 것도 없고 앞으로도 더 나아지거나 더 못해지지 않을 것이며 굶주림과 고생과 실망은 삶의 바꿀 수 없는 불변 법칙이라는 것이었다.』

(동물농장 114p 조지 오웰)


당나귀, 벤자민

살아온 세월만큼 모든 역사를 기억하는 동물, 알파벳을 읽고 쓸 줄 아는 동물, 본래의 계명과 바뀐 계명을 알고 있는 유일한 동물, 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알고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양 떼

다른 동물들이 돼지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도 할라치면 우렁차게 떼창을 하는 동물입니다. 돼지 스퀼러가 시키는 데로 목청껏 외치기만 하는 동물, 자신이 무슨 소리를 내는지도 모르고 그저 스퀼러가 외치라고 하면 어디서든 한 목소리로 우렁차게 외치기만 합니다.


개들

돼지 나폴레옹의 역할하며 나폴레옹이‘물어’라고 외치면 다른 동물들을 물어버립니다.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저 나폴레옹의 명령만 듣고 따릅니다.




『창 밖의 동물들은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인간에게서 돼지로, 다시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번갈아 시선을 옮겼다. 그러나 누가 돼지고 누가 인간인지, 어느 것이 어느 것인지 이미 분간할 수 없었다.』

(동물농장 123p 조지 오웰)


여러분은 어떤 동물로 살아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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