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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Jan 27. 2023

기억을 아프게 하지 않기「죽음의 수용소에서」

상처 대신 감정 (2023.1.15. 일)





매주 일요일 아침 8시 한국의미치료학회 3기 동기 선생님들과「가장 좋은 안식처 The_Book」 독서모임이 있습니다. 도서는 빅터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입니다. 될 수 있으면 선생님들과 나눈 사유를 글로 정리해서 나누고자 합니다. 오늘의 나눔이 ‘상처와 만약’을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위로와 공감이 되길 바라봅니다.



『요즘은 신경 질환보다 개인적인 문제 때문에 정신과 의사를 찾는 환자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172p)


개인적인 문제와 상처의 상관관계

개인적인 문제에 상처를 접목시켜 보았습니다. 상처가 많은 세상을 살아가는 걸까요? 아니면 내가 모든 것을 상처라고 말하는 걸까요? 그도 아니면 상처가 아픈 걸까요? 기억이 아픈 걸까요?


학회 선생님들이 상처를 대하는 자세.

첫째, 상처에‘좋다, 나쁘다’는 없다. 내가 아프면 아픈 것이다.

둘째, ‘상처’ 대신 내가 느낀 ‘감정 단어’를 붙이자.

셋째, 감정을 어루만지고 그 뒤에 있는 나의 욕구를 찾아보자.

넷째, 상처받은 감정을 인정하고 돌보자.

다섯째, 상처는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여섯째, 주도권을 내가 갖자. ‘너 때문에’또는 ‘나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어.’라고 말하는 순간 가해자와 피해자가 나누어지고 상대에게 내 삶의 주도권을 뺏긴다.

‘상처’ 대신 ‘감정’

상처받은 마음을 명확한 단어로 표현하는 순간부터 상처는 상처이길 멈춥니다. 상처를 돌보는 시간을 통해 상처를 비워내주시길 바랍니다. 상처가 비워져야 그 뒤에 있는 나의 바람이 보입니다.


반추

1. 한번 삼킨 먹이를 다시 게워 내어 씹음.
2. 어떤 일을 되풀이하여 음미하거나 생각함. 또는 그런 일.


상처받은 마음이 비워질 때까지 반추하자

상처받은 상황을 계속 재연하며, 반추하지 마시고, 분노하고 속상하고, 섭섭한 이 마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세요. 내 감정에 내 편이 되어주세요. 상처받은 마음이 비워질 때까지 충분히 ‘감정을 반추하며 돌봐’ 주시 길 바랍니다.


내 삶의 주도권은 나

우리는 매 순간 자극 속에 살아갑니다. 상처받은 자극, ‘너 때문에’또는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어.’라며 원망하다가 내 삶에서 나는 없어지고 자극받은 상황만 탓하다가 나의 소중한 하루가 사라져요. 감정을 돌본다는 것은 내 삶의 주도권을 다시 나에게 가져오는 것입니다.


힘들지만 더 나은 삶을 위해

감정에 단어를 붙이고 돌본다는 것, 그리고 그 너머에 나의 바람까지 바라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자극을 받으면 순간치고 올라오는 분노를 제어하기가 힘들어요. 저는 감정을 잘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살기 위해 책을 읽고 책에서 발견한 ‘감정일기’를 2019년부터 지금까지 실천하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따라 했습니다. 처음에는 이것이 다 무슨 소용이 있는지 달라지는 않는 일상에 낙담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했습니다.


마음근육 운동, 감정 돌봄

변화는 다이어트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살이 빼기 위해 힘든 노력을 하지만 거울 속 내 모습은 그대로 인 것 같아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다 보면 어느 날 주위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저에게 살이 빠진 것 같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거울 속에 나의 모습이 달라 보입니다.


주위에서 알아차리는 것보다 내가 알아차렸을 때가 더 큰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 변화를 유지하는 것, 요요가 오지 않도록 꾸준히 운동하는 것입니다. 감정을 돌본다는 것은 마음의 요요가 오지 않도록 마음 근육을 키우는 운동 같은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내가 내 편이 되어야 세상이 내편이 됩니다. 내가 나를 사랑해야 세상이 나를 사랑합니다. 감정을 돌보다 보면 나중에는 나의 감정을 내가 선택할 수 있고 자극 속에 삶에서 평정심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기억을 아프게 하지 말자.


상처가 아픈 걸까요? 기억이 아픈 걸까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상처받은 상황을 곱씹으며 뇌에 아픈 기억을 새기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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