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워지니 보이는 것.

공짜에 감사하자. (2023.2.8. 수)

by 아가다의 작은섬




『우리가 추구하는 것들. 무모하게 얻으려고 노력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네. 거기에 어떤 유용함이 있는지. 어떤 쓸모가 있는지를 말일세. 그것 중 어떤 것은 너무 많은 것일뿐더러 그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지도 않지. 하지만 우리는 이런 사실을 고려하지 않고, 상당한 대가를 지불하면서 그것들을 공짜라고 여긴다네. - 세네카. 도덕에 관한 서한 -』

(데일리 필로소피 76p)


가벼워진 밥상에서

가벼워진 생각에서

가벼워진 존재에서


오늘 내 코가

콧물 흘리지 않음에.

오늘 내 입이

재채기하지 않음에.

감사하다.


마주 보며 맘껏 웃고

맘껏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방방 곳곳 침대 속에

잠들어 있음에.

감사하다.


내가 사는 세상에

전쟁도 지진도 없음에.

내가 만끽하는 새벽세상이

그저 주어진 것이 아님에.

감사하다.


무심코 튼 수전에서

콸콸, 나오는 물줄기에.

쌀통에 가득 찬 쌀이.

냉장고 안에 내 가족의

허기진 배를 채울

음식이 있음에.

틱틱틱, 밸브 한번 돌리면

확 타오르는 불길에.

감사하다.


소란스러운

나의 움직임에

내 사랑의 탱크들이

하나둘 잠에서 깨어

나에게 안겨줌에

감사하다.


무모하게 얻으려는

욕심에서

어떤 쓸모가

있는지 따지기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더 많이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감사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이것 또한 욕심이라면

이것만큼은 마음껏

욕심내고 싶다.


감사하는

감사해야 하는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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