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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18. 2023
한 발걸음 더 나아간다는 것은「그래도 계속 가라」
나아가고 있다고 착각했다.(2023.2.6. 월)
‘아는 만큼 읽히고 아는 만큼 사유하고 아는 만큼 글로 남긴다.’
올해 저의 책 읽기 목표는 책장에 있는 책들을 다시 읽는 것입니다. 이십 대부터 읽어오던 책들. 참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있지만 대부분이 마음을 돌보는 책들이에요. 그때도 참 마음근육을 키우려고 애썼나 봅니다.
같은 책을 몇 번을 읽어도
새롭게 느껴지고 새로운 생각이 생겨나는 것, 같은 책을 다른 사람과 읽어도 서로 다른 곳에 밑줄치고 다른 지식을 얻고 다른 지혜를 가져가는 것. 요즘 제가 초점을 두고 있는 생각들입니다.
앎이란 무엇일까.
과거에 내가 알아차린 것과 현재에 내가 알아차린 것. 미래의 내가 알아차려갈 것. 살아서 움직이는 <알아차림>이 가느다란 선으로 연결된 것이 보입니다. 책을 읽고 알아차린 것이 지혜의 끝인 듯. 세상만물 모든 진리를 알아차린 듯. 몇 권의 책을 읽었다고 내가 알아차린 것이 모든 지식. 지혜. 진리라는 듯.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처럼 단언하듯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책을 다시 읽는 것은 가끔 내가 놓치고 있는 또는 착각하며 사는 것을 알아차리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다시 읽어본 책은
나아가고 있는데 힘에 부치니 계속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고자 책장에서 제목만 보고 뽑아 든 책입니다. 몇 년 전에 요셉이 회사 독서모임에서 가져온 책이에요. 당시에는 「그래도 계속 가라」를 읽고 <어른들이 하는 그런 식상(?)한 듯, 뻔한 듯 한 말들이네>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별반 다를 것이 없는 내용이지만 이번엔 몇 문장이 오래도록 뇌리에 남아 있습니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얼마나 넓게, 또 얼마나 좁게 걸어야 하는가 하는 보폭의 크기일까? 아니면 몇 걸음이냐 하는 걸까? 어쩌면 그냥 할 걸음 한 걸음씩 걸어 나간다는 사실이 더 중요할 것 같기도 하고... 』
(그래도 계속 가라 143p)
『제 생각에는 보폭이 크든 작든 간에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도 계속 가라 144p)
『그것이 바로 희망이 작용하는 방식이란다. 희망은 노력을 끌어내고, 또 그렇게 하도록 우리를 부추기기도 하지. 희망이야말로 우리로 하여금 몸을 앞으로 내밀고 한 걸음 내딛도록 할 수 있느니라.』
(그래도 계속 가라 144p)
『강하다는 것은 네가 아무리 지쳐 있더라도 산꼭대기를 향해 한 걸음 더 내딛는 것을 의미한단다. -중략- 산꼭대기를 향해, 해돋이를 향해, 희망을 향해 내디딘 가장 연약한 한 걸음이 가장 맹렬한 폭풍보다 훨씬 더 강하단다.』
(그래도 계속 가라 5p)
『그만두고 싶을 때 딱 한 걸음만 더』
(그래도 계속 가라 62p)
‘나는 정말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고 있을까?’
책에서 말하는 한 걸음의 의미는 <삶이 처음에 7번만 걸으면 된다고 해서 온몸이 부서져라 7번을 걷고 왔더니 한번 더 걷고 와라.>라고 말했을 때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나의 한걸음 한걸음을 물끄러미 쳐다봅니다. 무수히 남겨진 한 걸음의 발자국들을 따라가 보니 동그란 원이 되어있는 발자국들이 보이네요. 질서 정연하고 통제 가능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은 나. 그래요. 나아간다고 생각했는데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다는 것이 처음 만들어 놓은 원을 점점 더 넓혀 가는 것이라면 한걸음 나아간다는 것은 내가 만든 놓은 원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