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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May 02. 2023

평소보다. 평소 같으면

나는 지금 내 하루 계획을 떠나보내는 중이야.(2023.4.12. 수)




빅터프랭클> 목표에 지나치게 집착하면 자발성과 활동성이 방해를 받게 된다. 지네에 얽힌 이야기를 한번 해 보자. 어느 날 지네가 적으로부터 발을 움직일 때 어떤 순서로 움직이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지네가 그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자 전혀 발을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그는 굶어 죽었다. 지네가 파멸을 초래하는 과잉 반응 때문에 죽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삶의 의미를 찾아서 159p


늦잠을

잤다. 깜박, 다시 잠이 들었나 보다. 새벽 5시 30분. 평소보다 30분이 늦었다. 몸이 피곤했었나 보다. 얼마나 핸드폰을 꽉 쥐고 깜빡 잠들던지 한 손에 선명한 자국을 남겼다. 순간 고민스럽다. <이왕 늦은 거 다시 잠들어버릴까.> 아니다. 과제천국, 시험천국이다. 오늘은 특히나 할 일이 많다. 조금의 망설임을 뒤로하고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일기를 쓰고 책을 읽고 한 시간쯤 지났을까.


평소보다

한 시간을 일찍 일어난 요셉. <하던 일 계속해. 나 오늘 일찍 좀 나가보려고> 공부하는 아내 덕분에 조기퇴근을 하는 그이의 회사일이 밀렸을까. 하던 일을 멈추고 벌떡 일어나 부랴부랴 아침을 준비한다. 순간 스스로가 대견하다 싶어. 가슴이 쫙 펴진다.


평소 같으면

깨어진 루틴(강박)에 짜증이 먼저 일어났을 일이다. 자리를 털고 일어난 내가. 별스럽지 않게 털고 일어난 내가. <그래 하루란 이런 거지.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하며 속으로 되새기는 내가. 참 대견스럽다. 아침에 읽어야 할 책. 읽고 싶은 책을 읽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좋다.


나도 지네처럼 

이제 왼손 먼저 흔들어. 좋아 이제 오른손 내려. 왼발 앞으로. 왼발 기다려. 오른발 앞으로. 하고 있었네. 삶이 나를 바라볼 때 내가 얼마나 코미디였을까. 지네처럼 굶어 죽기 전에 자연스럽게 삶을 타고 흐르자.


오늘도 화창하다. 내 마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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