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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May 09. 2023

잃어버리는 것이 삶이라면

만끽해 버리자.(2023.5.8. 월)





신뢰 : 굳게 믿고 의지함
믿음 : 어떤 사실이나 사람을 믿음


스무 살이 

훌쩍 지난 어느 날, 갑자기 울타리가 없는 자유가 불안해졌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난 그때 <진짜 어른>을 알게 된 것 같다. 돈을 벌어서 전기세, 수도세 등 각종 세금을 스스로 내는 것보다 나를 지키는 선만큼 술을 마시고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몇 시 몇 분까지 집에 들어가야 하고.. 이런 단순한 행위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인 동시에 책임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순간 나는 어른이고 싶지 않았다. 아니 나를 옥죄던 울타리가 미치도록 그리웠다.


자유를

누리고 싶지만 책임은 회피하고 싶었던 나는 <진짜어른>을 동경했던 것 같다. 아마도 그들이 책임 지고 사는 삶 밑에 진득하게 깔려있는 자기 믿음과 신뢰, 그것이 부러웠나 보다.


가끔

의지할 곳 없다는 생각 때문에 외로움이 배가 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주변 사람들도. 자연도. 더 나를 외롭게 하는 것 같아서 동굴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 속에서 지지고 볶고 한참 난리부르스를 떨어야만 세상밖으로 나와 사람과 자연에게 위로를 찾을 수 있다. 제 스스로 납득할 때까지 생각을 정리한다고 동굴 속에 머무른 줄 알았는데 나는 아마 동굴 속에서 나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애썼나 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를 믿지 못한다는 생각이 나를 더 믿지 못하게 했던 것 같다.


살다 보면
내 인생인데 내 인생 같지 않을 때가 있다.


결국

 <나>를 잃어버리는 순간 내 인생도 잃어버리는 것을 알기에 우리는 잃어버리고 떠나보내야 하는 것들 사이에서 <나>를 놓아버리지 않기 위해 이리도 애쓰나 보다.



테레사 : 엄마, 네 잎클로버는 행운이야. 우리 가족은 행운이나 다름없어.
나 :  엄마는 네 잎클로버 행운도 좋고. 세 잎클로버 행복도 좋은 것 같아.
아녜스 : (무심한 듯)아~. 그래서 세 잎클로버가 더 많구나.


그래.

마냥 잃어버리기만 하는 것이 삶이라면. 잃어버릴 것들을 잃어버리기 전에 충분히 만끽하는 것이 삶인가 보다.  


흔하디 흔한 행복.

어쩌다 발견한 네 잎클로버보다 흔하디 흔한 세 잎클로버를 만끽할 줄 아는 어른이었으면 좋겠다.



어른으로 산다는 것 7p>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참으로 많은 것을 잃는다. 어머니의 자궁과 이별하는 <출생의 충격>을 시작으로 포근한 엄마의 품을 잃고, 행복한 어린 시절을 잃고... 중략... 젊음을 잃는다. 그러다 결국 이 세상과 작별하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래서 어쩌면 더 이상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한 순간에도 잃어버리는 게 인생이다... 중략... 인생이란 상실의 강을 열심히 헤엄쳐 왔기에 우리는 충분히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어른으로 산다는 것 8p> 우리는 어느 순간 나가 정작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현재의 소중한 시간과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라는...

어른으로 산다는 것 21p> 어른이란 제 인생의 짐을 제가 들고 가는 사람. 그 짐을 내가 드는 순간 나는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얻는다.

어른으로 산다는 것 42p> 신뢰란 내 마음 안에 어떤 위험한 것이 있든 나는 그것들을 통제할 수 있으며 비로 그런 요소들이 있다 해도, 기본적으로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테레사 미술관 관람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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