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칭찬인지 욕인지 모르겠어.

아네스의 성실함

by 아가다의 작은섬

(커버 사진출처:룸 솔트 사진첩)





요 며칠 조급한 마음이 듭니다. 브런치 글을 쓰면서 ‘좋아요’가 계속 신경 쓰이더니 마음에 사달이 난 듯합니다.


며칠 전 학원을 다녀온 아네스, 싱글벙글하며 중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습이 기분이 좋은가 봅니다.


아네스 : “엄마, 나 오늘 시험 잘 봤어!”
아가다 : “그래?! 아네스 기분 좋겠네~”
아네스 : “근데 엄마, 선생님이 (한 말씀이) 칭찬인지 욕인지 모르겠어 ㅡ.,ㅡ”
아가다 : “왜?!”
아네스 : “아니 선생님이 ‘오~ 아네스, 예상했던 것보다 잘 봤네~’라고 했거든”
아가다 : “하하하하 진짜?!”
아네스 : “그래서 내가 ‘선생님이 예상했던 것 뭔데요?!’라고 말했더니 애들이 빵 터져서 다 웃었어”
아가다 : “엄마도 너무 웃긴다~”
아네스 : “참~ 난 아직도 헷갈린단 말이야.. 칭찬인지 욕인지..”


라고 이야기를 나누며 한참을 웃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네스가 금요일 피아노 수업 시간에 있었던 이야기를 꺼냅니다.


아네스 : “엄마, 나 요즘 (피아노)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선생님이 칭찬해!”
아가다 : “그래?!”
아네스 : “근데 엄마 선생님 ‘아~ 아네스, 8살 애가 치던 것도 못 치던 애가 지금 이것까지 치다니 너 실력이 많이 늘었구나’하고 말했어 ㅡ,.ㅡ”
아가다 : “아~ 너무 웃기다”
아네스 : “근데 요즘 이런 말을 너무 자주 듣는 것 같아서.. 이게 칭찬인지 욕인지 모르겠단 말이야?!”
아가다 : “아네스가 꾸준해 해 왔던 게 지금 실력 발휘가 된 건 아닐까?!”
아네스 : “아니 난 8살 때도 열심히 꾸준히 했다고~”


아네스는 실력이 뛰어나거나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무슨 일을 시작하면 꾸준히 합니다.


어릴 때는 그런 꾸준함에 비해 공부 실력이 늘지 않는 아네스가 참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다고? 웃기는 소리 하고 있네. 우리 같은 놈들이 뭘 할 수 있는데? 돈도 없지, 가방끈 짧지, 백그라운드도 없지. 제 앞가림도 못하는 주제에 남의 고민을 상담해주다니,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31p 하가시노 게이고)』
(사진출처:마음은 언제나 네 편이야)

3월에 학회 동기모임에 다녀왔어요.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가방끈도 짧고 제 앞가림도 못하는 내가 참 작아졌습니다. 가슴 밑바닥에서 열등감이 올라옵니다.


애써 눌러보는 마음이지만, 울컥 눈물이 차 오르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하루하루가 쌓여 미래의 내가 되는 것인데, 이제 막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으면서 베토벤 같은 명성을 갖고 싶었나 봅니다.


아네스는 오늘도 저에게 배움을 선물합니다.

“엄마, 묵묵히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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