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배움을 시작했다. 첫걸음, 아직도 걸어가고 있는 중이다. 배움 끝에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을지. 내 바람이 이루어졌을지. 돈을 벌 수 있을지 모른다. 하루에도 수십 번 순간순간 두려움과 지루함이 올라온다. 동화는 주인공이 죽던 죽지 않던 해피엔딩 또는 새드엔딩으로 끝나지만 우리의 삶은 죽음이 오기 전까지 매일매일이 ~ing이다. 흐르는 강물처럼 매일매일 새로운 감정들이 들쑥날쑥 올라오고 그 속에서 나는 울고 웃는다. <당신이 옳다>의 저자 정혜신 정신과 전문의는 삶 힘들 때 <나 소생술>을 해야 한다고 말하며 <나 소생술>은 <나라는 존재 자체에만 집중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나 소생술>을 행할 정확한 위치는 나의 존재 자체, 그중에서도 존재의 핵심인 감정에 대한 주목과 함께 <요즘 마음이 어떠니?>라고 존재에게 묻고 존재 자체에 공감해야 한다고. 공감은 내가 존재를 만날 때까지 놓지 말아야 한다고. <자기 존재감> 마음공부를 할수록 내 <존재> 자체에 대한 허기가 진다. 세상에 부딪치며 살면서 희미해져 간 내 존재, 어떻게 하면 다시 또렷하게 할 수 있을까?
한송이 해바라기
어제는 축 침몰되는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글벗 <배가본드>님의 <낭만 강아지>를 읽고 애달픈 내 마음에게 꽃선물을 했다. 해바라기를 사려고 꽃집에 간 것은 아니었다. 꽃집에 담아있던 마지막 한송이를 선택한 것뿐. 이 녀석이 나를 만나려고 오늘 하루 내내 꽃집 화병에 꽂혀있었나 보다. 처음이다. 나에게 꽃 한 송이를 선물한 것은. 예쁘게 사진을 찍어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나눴다.
열정 넘치는 아가다님과 닮은 해바라기 너무 예쁘네요
자기 존재감
세상은 풍요로워졌지만 삶은 고되다. 온갖 세상의 가치들을 익히며 순응하며 살다 보니 내 존재가 점점 사라져 버릴 것 같다. 내 존재가 사라지지 않도록. 내 존재가 더 빛나도록. 내 존재가 풍요로워지도록 하는 방법은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한송이 해바라기>를 통해 배웠다.오늘 새벽, 해바라기를 닮은 새벽하늘을 바라보며 나는 한 동안 해바라기 같은 하루를 보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존재를 풍요롭게 하는 몇 가지 방법.
동요 듣기, 꽃 한 송이 선물하기, 글쓰기, 책 읽기, 하늘멍 때리가, 등산하기, 산책하기, 맛있는 한 끼, 아이들 안고 있기, 요셉과 TV 보기... 계속해서 찾아봐야지. 나를 위한 소생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