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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May 14. 2023

읽고 쓰고, 인생에서 놓아버리지 말아야 할 것

단순한 행위만 가능했던 날 (2023.5.14. 일)





<낑낑>

밤새 앓는 소리가 절로 나오더니 아침에 일어나 마주한 몸이 천근만근이다. 쉬고 싶은가 보다. 몸이 쉬이 회복되지 않는 걸 보니.


<무상무념>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을 때나 무료한 일상에 지칠 때면 나는 책방에 들려 무협지나 로맨스 소설, 만화책을 왕창 빌려놓고 늘어지게 누워서 밤새 읽고 또 읽었다. 세상일 다 던져버리고 책 속 세상에 한 참 코 박고 있다 보면 다시 세상에 나갈 힘이 생기니까. 나는 자주 책방을 찾았다.


<빈둥빈둥>

몸이 아파서 침대와 한 몸을 이루니 잠자거나 스마트폰을 보거나 책 읽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조금 괜찮다 싶어 책상에 앉았다가 통통 부어오르는 얼굴을 느끼며 에라잇 모르겠다. <책이나 읽자>하고 다시 누워버렸다.


갑자기

프리다 칼로가 생각나네. 그녀는 큰 교통사고를 당하고 침대에 꼼짝없이 누워만 있어야 할 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사는 내내 건강하지 못했던 그녀는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그림을 그릴 수 있음에 감사하며 죽기 전에 그린 그림에 <인생만세>를 그려 넣었다.


주말 

내내 몸은 아팠지만 오늘 저녁밥만큼은 손수 차렸고, 혹시나 하고 검사한 코로나 검사도 음성이다.  쉼이 필요한 만큼 아파서 다행이고 감사하다. 그리고 또 그리고 수많은 자아상을 그리며 끊임없이 <나는 누구인가> 질문하는 삶을 산 프리다 칼로. 쉬고 싶어 하는 몸을 핑계로 나도 주말 내내 읽고 또 읽고 쓰고 또 쓰며 나에게 수많은 질문을 해보고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조금씩 내 삶에 스며들었다. 나는 무엇을 얻기 위해 그토록 노력했을까. 자기 존재감이 어디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인가. 삶은 그런가 보다. 받아들이고 받아들이고 받아들이며 어떤 순간에도 자기 존재감을 놓아버리지 않는 것, 그것이 삶인가 보다. 난 아직도 받아들여야 할 것들이 넘쳐흐른다. 아마도 인생을 사는 동안 계속되겠지.


내가
나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마음. 그 누구보다도 나는 나를 이해하고 싶었나 보다.

그래. <오늘은 이만하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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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면 성공한다>는 생각보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받아들이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성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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