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고 어색하다.

나를 기다립니다. (2023.6.23. 금)

---

요 며칠

썩 마음에 내키는 글쓰기가 되지 않는다. 며칠 글쓰기를 멈췄다고 생전 글쓰기를 해본 적 없는 사람인 것처럼.. 글쓰기와 내외하는 것도 아니고 생전 처음 마주 하는 사람처럼 낯설고 어색하다. 아니 그보다도 <이것이 글쓰기가 맞나? 나는 지금 무슨 글을 쓰고 있는 걸까?>하는 의문이 생긴다. 글을 써 내려가다가도 계속 생기는 의문으로 끝까지 매듭짓지 못하고 중간에 멈춰버린 글들이 이곳저곳 널브러져 있다. 지금 내 하루처럼.

무엇인가

해야 할 것들이 있을 것 같고, 이렇게 헛되게 시간을 흘리며 보내서는 안 될 것 같은 막연한 두려움. 그 순간의 중압감에 나를 둘러싼 모든 세계가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평소와 다름없이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도 어색하다. 이인증에 걸린 사람처럼 모든 게 낯설고 어색하다.

기다림

이럴 때는 그저 기다리는 것뿐. 어색하고 낯설고 두려운 마음이 그저 잘 지나가길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것뿐. 나까지 외면해 버리면 세상에서 내 존재가 사라져 버릴까 봐. 어색하고 낯설어도 읽고 쓰기를 기계처럼 반복하며 기다릴 뿐이다. 이 마음을 애써 접으려고, 외면하며 보지 않으려고, 등 돌리지 않고 그냥 평소와 같이 오늘 할 일을 할 뿐이다. 그래. 이유가 있을 거야. 지금 이 마음에는 다 이유가 있을 거야.

글쓰기야. 우리 조금만 낯설어하자. 나 다시금 너랑 잘 지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