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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Jul 03. 2023

킬러문항

변별력은 어디에다 쓰는 물건인고(2023.7.3. 월)

<본 글은 개인적인 사견입니다.>




선생님들은 킬러문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킬러문항????

단톡방에 질문 하나가 던져졌다. <킬러문항> 그게 뭐예요? 나는 상업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취업을 목표로 공부를 했다. 수능시험을 경험해보지 않아서 이런 단어들이 낯설다. 등급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도 생소하다. 사회생활을 하다 뒤늦게 <대학의 필요성>을 느끼고 -말 그대로 학력차별에 의한 대학졸업장의 필요성- 대학에 입학할 때는 농어민특별전형으로 들어갔기에 수능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질문을 던진 선생님이 딸(고1)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는데 본인은 반드시 킬러문항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본인 외에도 (본인) 학교학생들 대부분이 킬러문항을 없애는 것에 반대한다고 한다. 선생님의 남편은 킬러문항을 없애는 것에 찬성하며 그 이유는 <어차피 우리 아기(?)는 못 푸니까>ㅋㅋㅋㅋ라고 답했다고 한다.


킬러 문항
상위권 수험생의 변별력을 따지기 위해 출제기관이 의도적으로 시험에 포함하는 초고난도 문제를 가리키는 말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독서모임에서

나의 고민하나를 고백했다. 방학 동안 모자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는데 일할 때가 마땅치 않은고.. 차마 식당에서 <서빙>은 못하겠다고.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말하면서 내가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는 것 같다고.. 꼭꼭 감추고 싶은 마음을 고백했다.


선생님! 그런 생각 드는 건 당연해요. 우리가 그렇게 배웠잖아요. 공부 못하면 나중에 <저렇게> 된다고.



"학교 끝나도 Hagwon 직행…" CNN도 한국 '킬러 문항' 조명 (sbs.co.kr)


CNN 방송

아침에 인터넷뉴스를 검색하는데 CNN 방송에서 <킬러문항>을 화두로 던지면서 학교 끝나고 바로 학원으로 직행하는 한국 사회의 사교육 풍토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그 밑에 댓글에 어느 분이 외국의 어느 나라를 예를 들면서 그 나라는 타일공이나 목수들이 변호사나 의사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데 우리나라는 처우가 좋지 않기에 모두 대학을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밑에 대댓글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무슨 소리냐 지금도 타일공이나 목수 같은 전문직은 의사나 변호사보다 더 많이 번다. 다만 젊은이들이 공사장에서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그리고 어느 분이 <더울 때 시원한 곳에서 추울 때 따뜻한 곳에서> 일하고 싶으면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을 가라고 가르치지 않느냐고 답글을 달았다.


변별력 (辨別力)  
사물의 옳고 그름이나 좋고 나쁨을 가리는 능력.


변별력 있게

능력을 가려 재능 있는 사람은 키워주고 더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은 밀어주고 좋은 취지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수능시스템에서 변별력이라는 용어를 그 취지에 맞게 사용하고 있는지 그것이 의문이다. 아빠, 엄마 구분 없이 육아휴직을 내고 싶어도 사회적 수용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그 노동법이 효용이 없듯이 킬러문항의 존재여부 또한 사회적 인식여부에 따라 그 영향력이 아이들을 위한 것이 될 수도 있고 아이들을 더 힘들게 하는 조항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능력보다 학력차별이 더 난무한 사회, 그 무엇보다도 직업에 대한 편견이 가득한 사회에서 변별력보다 <대학에 무조건 입학>하는 것이 중요한데 킬러문항의 존재여부를 따져보았자 무엇하랴.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말하면서 우리는 직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걸까? 대학에 입학하는 이유가 저마다 다를 것이다.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해. 꿈을 이루기 위해. 좀 더 깊은 공부를 하기 위해. 또는 대학문화를 즐기기 위해.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는 이 모든 이유가 무색하다. <그냥 무조건 대학에 입학만> 해야 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다. 왜일까? 사회적으로 성공한 위치에 있는 사람과 성공하지 못한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의 학력이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다고 하면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할까? 성공한 사람만이 학력차별에 대해 자유롭고 사회적으로 수용받으며, 그에 대해 논할 수 있는 사회. (물론 나만 떳떳하면 되지 하면서 자유롭게 사는 사람들도 있다.) 오랜 세월 직업에는 귀천이 있었다. 조선시대에도 백정은 천민 중에 천민이었다. 현재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이 킬러문항의 존재여부인가. 아니면 오래된 관습에 대한 인식전환인가. 대학등록금을 보면 사악하다는 생각과 동시에 젊은 아이들이 이 돈을 다 대출받아서 언제 다 갚을까? 요즘은 대학은 기본으로 가고 대학원 진학 또한 일반화되는 분위기다. 점점 갈수록 가방끈만 길어지고 있다. 무엇 때문일까? 우리 사회는 변별력 있는 능력자를 발견하려고 애쓰는 걸까? 학별만 높으려고 애쓰는 걸까? 그도 아니면 모든 사람들을 빚쟁이로 만들려는 걸까?


편견

가득한 한 사람이 <횡설수설> 편견에 대해 논하고 있다니 글의 끝마무리가 힘들구나. 관심도 없는 내가 관심을 가질 정도면 우리나라 사교육이 최고 정점을 찢기는 했나 보다. 비 온 뒤 하늘은 특히 높고 푸르다. 지금 우리나라 교육은 장마가 한참이겠지. 빠르게 장마가 그쳐 공교육의 푸른 하늘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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