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화는 마음속에만 간직하고 있다가 격려수업 독서모임 때 처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본 일화입니다. 초등학교 때의 일입니다. 무슨 발표시간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나요. '00 친구네 집에서 먹었던 떡볶이가 너무 맛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00 친구(떡볶이를 먹었던 집)와 또 다른 친구가 나를 보면서 '떡볶이가 맛있었대ㅋㅋㅋ' 하며 웃는 것입니다. 친구들은 그냥 웃었을 수도 있지만, 저는 저를 비웃는 것 같아서 엄청 수치스러웠어요. 그때의 일이 몇십 년이 지나도록 기억 속에 남아있는 걸 보면 당시의 나는 굉장히 불쾌했었던 것 같습니다. 격려수업을 하면서 마주 본 그 마음 뒤에는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었어요. <자주 다투시는 부모님의 모습, 행복하지 않은 우리 집, 시골아이치고는 흔하지 않게 서울을 몇 번 다녀왔지만 그 이유가 집 나간 엄마를 찾으러 가는 일이었다는..> 당시의 나는 숨겨야 하는 일이 참 많은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이 나의 숨겨진 모습을 알아채고 비웃는다고 생각했었나 봐요. 그리고 저의 못난 모습을 다른 사람이 알면 모두 나를 떠날 버릴 것 같아 두려웠나 봐요.
이건 두 달 전에 일입니다. 부탁도 할 것도 있고, 겸사겸사 지인과 통화하면서 당시 내가 힘든 속내를 내비쳤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선생님, 인정받고 싶어서 그런 거잖아. 맞잖아!'라고 말하는데 순간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리고 또 너무 불쾌했습니다. <설사 내가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고 할지라도 어떻게 저렇게 단정하듯 말하지?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본인이 다 안다는 것처럼.> 한동안 불편한 마음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유독 저 말이 왜 이렇게 불편할까? 저 말이 불편한 걸까? 아니면 나를 단정해버리듯 확정 짓는 것이 불쾌한 걸까?
과거부터 떠나지 않은 마음을 바로보고 두 달 전에 느꼈던 불쾌했던 마음도 마주 봤습니다. 더 이상 회피하지 않고 몇 날 저를 관찰했더니,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하는 부정적인 반응이나 피드백을 굉장히 두려워하는 나를 발견했어요. 그리고 내 안에서 들어오는 작은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누구에게나 모두 사랑받고 싶어.' 알고 있었을 거예요.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뿐...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래, 난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는 여자야~~ㅋㅋㅋㅋ 이 책을 읽으면서, 책에서 나오는 질문이나 지문들을 저에게 적용하면서 읽어봤어요. 그랬더니 < '누구에게 나 모두 사랑받고 싶어.'>하는 마음 뒤에 숨어있는 또 다른 녀석을 발견했어요.
'누구에게나 모두 사랑받고 싶어. 갈등은 두려워 무서워. 사랑받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데? 나를 못나다고 말할 거야 나를 떠나버릴 거야'
모두에게 사랑받는 것이 갈등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었나 봐요.과거를 탓하지도 않고 미래로 가져가지도 않고, 이 마음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어떻게 하겠어요. 이것도 나인데.. 그 뒤로는 다른 사람에게 좀 싫은 소리를 들어도 내 안에 있는 <화남과 두려움>에게 이렇게 말해줍니다.
'내가 왜 그러는지 나 충분히 이해해. 사랑받고 싶어서 그렇잖아. 나를 미워할까 봐 무서워서 그랬던 거야. 갈등이 무서웠지? 이제 괜찮아.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아쉽게도 이 책은 현재 절판입니다. 저도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다가 너무 좋아서 알라딘 중고에서 중고책으로 구입했어요. 방학 동안 읽은 몇 권에 책중에 정말 갑 중에 갑입니다. 꼭 한번 읽어보세요. 내 안에 있는 작은 아이를 어루만질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아무래도 저는 이 책의 저자, 권수영 교수님의 책을 다 읽어볼 것 같아요. ㅎㅎㅎ
44p 감정도 시스템이다 우리의 감정세계는 주연만 나오는 연극이 아니다. 등장인물들이 무수히 많다. 그중에는 조연도 꽤 있고 그냥 스쳐가는 행인들도 많다. 한 사람이 자주 등장하고 그 사람의 목소리가 가장 크다고 하여 그 사람만 보게 되면 전체 연극의 흐름을 놓치기 쉽다.
50p 감수성 훈련에서 감수성이란 나 자신이나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 하나도 세밀하게 미분화하여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때 감수성을 최대한 발휘하려면 앞에서 언급했듯이 머리나 가슴이 아닌 내 전 존재의 세포 하나하나가 모두 필요하다. 전 존재의 세포를 모두 동원해야 마음 한구석에 숨어있는 미미한 온건파 느낌들도 찾아낼 수 있다... 중략... 감정을 하나의 소 인격체로 상상해 보자. 한 공간에 있는 감정들을 모두 집합시키려면 한 명씩 출석을 부르듯 이름을 정서 불러주어야 한다. 수업을 시작할 때 학생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불러주는 일이 중요한 것처럼 감정이라는 이름의 소인격체도 이와 마찬가지의 대접을 받길 원한다.
52p 영희야 놀자 철수야 놀자 이름을 불렀던 기억이 선명하다. 우리의 소문 온건파 감정들도 이렇게 하나하나 이름을 불러주어야 한다. 그래야 밖으로 나와서 우리와 놀 수 있기 때문이다.
64p 강경파 감정을 무조건 없애려고 하지 말자... 중략... 두려움을 하나의 인격체처럼 여기고 말을 건넨 것이다. <너 누구니? 언제부터 내 안에 있었니? 그리고 무엇 때문에 그렇게 두려워하는지 알고 싶어. 난 네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정말 알고 싶어. 내게 알려줄 수 있겠니?>... 중략... 그로부터 얼마 후 어떤 내면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실패할 것이고 또다시 엄청난 창피를 당할 거야>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이지? 그 의미를 알 수 없어 당황해하고 있는 사이 갑자기 불현듯이 어린 시절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자신이 뭔가를 발표하는 중에 작은 실수를 하자 발표를 듣던 친구들이 전부 다 깔깔거리면서 웃는 모습이 들어왔다... 중략... 마음을 비추는 내시경의 렌즈는 바로 호기심이다.
73p 갑자기 힘들게 해서 미안해. 많이 놀랬나 보다. 갑자기 그렇게 나오게 된 건 분명 내 안에 네가 꼭 해야 할 일을 한 거라고 믿어. 그래 아직은 말하기 힘들지 몰라. 내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길까 봐 아직도 많이 불안할 테니까. 그런데 지금부터 일어나는 일에 대해선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줄래?
95p 구급대 감정은 긴급 상황시 출동하는 강경파 대원들이다. 즉 온건파 유배자와 적대 관계가 아니라 공생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태생적으로 강경파와 온건파는 처음부터 한편이었다.
96p 네 명 가족 스탬은 부모와 가족들에게 인정받고 받아들여지기 위한 가정에서 세 가지 소인격체를 만들어낸다. 즉 유배된 부분들이 생겨나고 이를 평소에 관리하는 매니저 부분과 위급할 때 방어하는 소방대원 부분들이 생겨난다.
101p 유아기 때부터 인간은 자신을 지켜주고 사랑해 주는 존재와 연결되고 함께 느끼고자 하는 특별한 열망을 가지고 자라난다. 특히 가족들과 호흡하는 심리적 산소는 생물학적 산소 못지않게 중요하다. 인간은 상대방과 함께 감정을 공유할 때 생기는 안정감과 행복감 때문에 가족뿐 아니라 다른 주위 중요한 대상들과도 감정을 조율하며 살아가는 운명을 타고났다. 인간은 자라면서 중요한 상대방에게 인정을 받고 받아들여지는 연대감을 누리기 위해 자연스럽게 유배시키는 감정들을 만들어낸다... 중략... 몇몇 감정을 철저히 떼어놓고 유배시켜야만 내가 마음속 시스템을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믿게 된다. 이러한 왜곡된 신념은 점점 나의 자동회로 시스템을 강화시키게 된다.
110p 아이들은 부모에게 착하다는 소리를 듣는 가장 쉬운 방법이란 가능하면 감정 표현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이미 학습되어 있다.
126p 같은 맥락에서 가족에게만 유난히 화가 난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일수록 밖에서는 꽤 인정받는 <착한 사람>으로 사는 경우가 많다. 밖에서는 분노를 억누르고 인내를 주문하는 매니저가 훨씬 강력하게 작동하는 것이다... 중략... 우리가 사회생활에서 인정받도록 철철 히 관리하던 마음속 매니저는 바로 일가가 끝나고 귀가하면 잠깐 휴식을 취한다. 그 틈에 분노에 대한 과도한 통제 명령도 잠시 내려놓는다... 중략... 매니저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가족들은 종종 우리의 수치심을 자극하는 경우가 많다.
137p Hurt kids Hurt kids. 이 말은 상처를 입은 아이가 결국 또 상처를 입힌다는 뜻이다. 폭력이 대물림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상처가 대물림된다는 표현을 더 가깝다. 폭력의 대물림을 막으려면 입은 상처가 대물림되지 않도록 그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먼저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도 그 폭력의 대물림 분노의 대물림을 막을 수 없다.
143p 분노 감정은 비밀 업무를 맡고 있는 특전사와 같다. 자신의 온몸을 날려서 내 안에서 느끼고 싶지 알아서 유배시킨 감정을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가 분노감정이 젊어지고 있는 지나친 업무 부담감을 낮춰주는 방법을 써야 할 때다. 분노가 일어나면 곧바로 그 분노가 철통 방어 중인 감정을 먼저 찾아보자.
165p 대다수의 청소년들은 부모가 자꾸 아이 취급하면서 사소해 보이는 것까지 통제하려고 들면 모멸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그때의 모멸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 자주 발동하는 감정이 짜증과 분노이다. 그리고 청소년들이 이유 없는 반항을 시작하는 것은 바로 모멸감을 방어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중략... 모멸감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가장 불쾌하게 느껴지는 원전파 감정이다. 심리적 독립을 꿈꾸는 사춘기 청소년들에게는 자신의 독립이 무너질 때 느끼게 되는 최악의 감정이다... 중략... 그런데 이 모멸감을 보호하기 위안 자장가 분노를 잘 작동시키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른바 착한 아이들이다. 이런 아이들은 모멸감을 숨기기 위해 짜증이나 분노를 동원하지 못한 채 또 다른 온건파 감정인 무력감을 함께 느낀다.
169p 그렇다면 부모와 자녀가 서로 분화되었다고 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중략... 영어 표현 그대로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존중받는 상호 과정이 바로 분화의 핵심입니다... 중략...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자녀를 일일이 통제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 같은 불안을 내려놓아야 한다. 부엌의 불안이 적절하게 조절될 때, 자녀의 마음속 불안 소조들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179p "네가 왜 그러는지 나 충분히 이해해. 내가 부모님한테 버림받을까 봐 무서워서 그랬던 거야. 이제 괜찮아.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180p "네가 이러는 거는 당연한 거야. 그동안 엄마 아빠가 정말 몰랐어. 미안해. 너는 절대로 부모로부터 버림받지 않아!"
182p 과학자들은 애도하거나 비탄 중에 나오는 눈물은 우리 몸 안의 스트레스로 인해 축적된 나쁜 하학 성분을 제거해 주는 자연스러운 체내현상이라고 보고 왔다... 중략... 슬픔은 크고 작은 상실에 대한 아픔이다.
187p 상담원 마음 놓고 슬퍼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한 서비스다. 충분히 슬퍼해도 되는데 슬픈 감정을 숨긴 채 강한 척하고 때로는 난폭한 척하는 이들에게 마음껏 눈물을 흘릴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다.
188p 부부 세미나를 할 때 언제나 세미나를 시작할 때면 참석자들의 눈을 감기고 꼭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각자의 과거 경험을 생각해 보세요. 정말 속상한 경험이 있었을 때 배우자에게 그 이야기를 하면서 울어본 기억이 있는 분 조용히 손들어보세요."... 중략... 남편 앞에서 아내 앞에서 울고 싶을 때 울고 강한 척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방을 안전하게 여긴다는 의미다.
190p 정신분석학자 조셉와이즈 논문, 행복한 결말에 가서 우는 것. 와이즈 교수는 우리가 모두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요 그렇다고 감격하고 기뻐서 우는 것도 아니라고 믿는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인간은 <안정감의 조건>이 충족되어야 올 수 있다.
201p 슬픔은 함께 느낄수록 연대감을 느끼게 하고 마침내 더 큰 행복감을 만들어내는 마술 같은 감정이다.
207p 상대방의 행위나 감정에 호기심을 갖기 위해서는 일단 자신의 즉각적인 판단부터 내려놓아야 한다.
209p "네 마음속에 무슨 일인가 일어난 것 같구나. 무슨 일인지 물어봐도 될까? 어떤 느낌이 들어서 노트를 그렇게 찢도록 만들고 있는 것 같은데 그 느낌을 알고 싶어서 그래"
210p "네가 느끼는 감정을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정말 알고 싶어. 너를 깊이 이해하고 싶고 함께 느끼고 싶어. 그래서 너와 내가 하나로 연결되는 마음을 갖고 싶어."
213p "불안한 감정에 내가 어떻게 될까 봐 네가 나를 보호하려고 하는구나. 걱정하지 마!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거야. 내 안에 생기는 분노감에게 다가가서 그저 말을 걸어보려고 해. 혹시라도 큰일이 생기면 내가 바로 중단시킬 거니까 불안하게 생각 말고 잠시만 내가 하는 일을 지켜봐 줄래?"
214p "분노감, 그동안 내가 너를 너무 미워했던 것 같아. 미안해. 이젠 너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 너랑 친해지고 싶고 너를 충분히 이해했으면 좋겠어. 그동안 네가 내 안에서 어떤 일을 해왔는지 알려줄 수 있겠니?"
224p 넌 그런 행동을 해서는 안 돼. 넌 최고가 될 수 없어. 너 완벽해야 해. 나의 마음속 어딘가에서 이런 명령어들이 들린다면 바로 거기가 내 안의 매니저가 터 잡고 있는 곳이다. 그 매니저에게 이제 따뜻한 위로를 건넬 차례다. 지금까지 잠 고생 많이 했어 "그동안 네가 한 일을 잘 몰라줘서 미안해. 얼마나 불안했니? 내가 무너질까 봐 내가 세상에 나가서 또 엄청난 일을 겪을까 봐 걱정도 참 많이 했을 거야. 정말 고마워" 내 안의 매니저에게 꾸준히 감사의 마음을 전해 보라. 그동안 매니저 자신이 지나치게 방어하고 관리하려 했던 여러 가지 숨겨진 감정들을 우리에게 되돌려 줄 수 있다. 바로 공감의 힘이다.
225p "이제 잠시만 쉬어도 돼 내가 내 감정들을 더 많이 알 수 있도록 잠시만 쉬어주겠니? 너무 많이는 말고 내가 알아도 괜찮은 감정들이 있다면 아주 조금씩 느낄 수 있도록 잠시만 니 일을 멈추어줄 수 있으면 좋겠어."
233p 강경파 감정들이 표출될 때, 강경파 감정으로 맞대응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주문을 외워보자. "화가 난 모양이구나. 그렇게 감정 표현을 해 주어서 고마워." "지금 말하기 싫은 모양이구나. 그렇게 명확하게 말해 주어서 정말 고마워"
234p 상대방의 강경파 감정에 맞대응하지 않고 다르게 반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네가 화가 난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거야. 내가 어떻게 해 주길 바라는지 알려줘." "말하기 싫은 이유가 분명히 있겠지. 엄마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있으면 꼭 알려줘"라고 말하는 호기심 내시경이 필요하다.
246p 정서조율이란 아이안의 내재된 다양한 감정들이 모두 나올 수 있도록 아이의 바깥세상 특히 가정에서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맞추어 주는 가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