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가다의 작은섬 Aug 22. 2023

<시련>과 삶의 의미 1




주말에 있었던 일입니다. 오전부터 친구들을 만나서 수영장, 놀이터까지 순회를 마치고 오후 6시가 다되어서 돌아오신 우리 집 둘째, 테레사가 저녁을 먹고 TV앞에 자리 잡고 앉더니 유튜브를 시청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밉던지, 저는 한마디를 했습니다. (못된 엄마 등장 데헷! > . < ㅋㅋㅋ)


'테레사, 오늘 유튜브는 이제 그만 봐'

'어???!, 아니~ 나 오늘 유튜브 많이 못 봤단 말이야.'

'너 오전에도 유튜브 봤잖아.'

'힝, 한 시간 다 못 봤단 말이야~~'(주말 유튜브 시청시간 1시간)

'무슨 소리야?! 오전에 엄마랑 같이 유튜브 본 시간이 한 시간은 된 것 같은데?!'


오만인상을 지푸리더니 TV를 끄고 리모컨을 소파에 툭 던져요. <오호~! 이놈의 시키가!> 테레사의 행동에 화가 난 저는 눈물콧물 쏙 빠지게 혼을 냈습니다. 당시의 테레사에 <지금 마음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아마 테레사는 세상 그 누구보다도 슬프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이렇게 가슴이 아픈 테레사에게 누군가 <별것도 아닌 것 가지고 속상하다고 그러냐?>라고 말했다면, 테레사는 어떤 마음일까요?


우리는

가끔 우리가 경험했거나 경험하고 있는 시련에 대해서 <'나보다 더한 사람도 많지만...', '다른 사람에 비하면..', '아무것도.., 별것 아닐 수도 있는데..'>라는 수식어를 붙여요. 누군가가 이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아픔을 이야기할 때면, 저는 마음이 너무 아파요. 이렇게 말로 할 때까지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을까? 그 아픈 마음을 말하는데도 뭘 그렇게 재고이고 따질 것들이 많을까요? 안 그랬으면 좋겠어요. 내 상처가 세상에 넘쳐나는 엄청난 시련(요즘 뉴스가 참 슬프죠..)에 비하면 아주 사소하고 작은 생채기 일수도 있지만요. 하지만, ing인 시련 앞에서는 그 시련을 겪고 있는 <나>가 제일 아픈 법입니다. 그 생채기로 아픈 <나>, 아픔을 느끼는 <나>만큼은 그 상처에 <침> 발라줬으면 좋겠어요.  아무리 작은 상처라도 의미 없는 아픔은 없으니까요. 왜냐하면 그 상처들이 엮이고 엮여 만들어진 것이 내 삶이니까요. 


나에게 있는 작은 생채기 하나조차 귀하게 여기는 사람은 다른 이에게 있는 어떤 상처도 귀하게 여기는 사람입니다.


'시련의 의미가 무엇인가?'라는 정의를 내리기 전에 '시련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시련 앞에서 <라인홀드 니버>의 기도처럼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과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꿀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겠지요. 그리고 빅터프랭클의 말처럼 피할 수 있는 시련은 최대한 피해야 할 것입니다. 피할 수 있는 시련을 미련하게, 무지하게 맞서지 말고요. 그러려면 많은 지혜가 필요할 것입니다.


지난번 글에서,

우리는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뭔가 거창해야 할 것 같고 뭔가 어마무시한, 가치 있는 것이어야 될 것 같다고 생각했지, 삶의 의미는 매일매일 나에게 오는 모든 순간들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매일매일 나에게 오는 모든 순간들에는 사랑도 미움도 행복도 불행도 기쁨도 슬픔도 모두모두 뒤섞여있어요. 그래요. 하루는 수많은 우연으로 만들어져요. 그 속에서 만난 시련, 충분히 가치 있습니다. 왜냐하면 시련의 크기에 상관없이 우리가 살아냈기 때문이에요. 위대하지 않나요? 우리는 모래알 같이 작은 시련부터 단단한 바위 같은 시련까지도 다 경험하며 살아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내 삶 속에 녹아져 있어요. 그러니 이 모든 것을 경험하고 살아낸 우리는 충분히 용기 있고 대단한 사람들입니다.ㅎㅎㅎ 어깨 힘 팍팍 주셔도 돼요! 아셨죠?! 내 삶 속에 존재하는 어느 것 하나도 수치스러워하지 마세요. 우리가 살아낸 것들이니까요!


저는요. 살아가는, 살아가고 있는, 살아낸 모든 삶을 응원합니다. 요즘 부쩍 힘들어하시는 아빠에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버지, 당신 삶은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당신은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겪어야 하는 모든 시간들을 경험하고 살아내셨으니까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살아가는 것 자체만으로 엄청나게 대단한 존재라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에디스 조엘슨> 불행이 더욱 심화되었는데 이는 단지 불행해서 만이 아니라 자신이 불행하다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기 때문이다.

빅터프랭클> 시련과 죽음 없이 인간의 삶은 완성될 수 없다. 사람은 자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나 혹은 자기 인생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는 상황에 잘 수 있다. 이것이 시련의 불가피성이다. 이런 시련의 도전을 용감하게 받아들이면 삶은 마지막 순간까지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며 그 의미는 글자 그대로 죽을 때까지 보존된다. 다시 말해 삶의 의미는 절대적인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시련의 잠재적인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순간순간>이 삶의 의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