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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Aug 28. 2023

<시련>과 삶의 의미 2

시련, 감기처럼(2023.8.23. 수)




'엄마, 내가 뭘 잘못해서 코로나에 걸렸을까?'

'그런 말이 어딨어? 그냥 걸린 거야. 누구나 다 걸릴 수 있는 그런 일이 일어난 것뿐이야'


테레사가 코로나19에 확진되었어요. 속상한가 봐요. 본인이 <조금만 조심했었더라면 코로나에 확진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도 되나 봐요. 테레사는 병원공포증(?)이 있어요. 병원 가는 것이 무서워서 아파도 숨기거나 참는 아이예요. 테레사 입장에서는 코로나19에 확진된 것도 엄청난 고통인데, 코로나19를 물리치려면 코로나보다 무서운 병원에 가야 하고 뾰족한 주사를 맞아야 하고 쓰디쓴 약을 먹어야 요.


'엄마, 테레사 이번에 처음 코로나에 확진되었나요?'

'아니요. 작년 여름에 한번 (코로나) 확진되었어요'


살아있으니까요. 테레사가 뭘 잘못해서가 아니라, 살아있으니까, 코로나에 확진되었을 뿐이에요. 그리고 계속 살아가니까. 작년에도 코로나에 확진되고 올해도 코로나에 확진된 거예요. 테레사가 살아 숨 쉬는 동안에는 계속 반복해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에요.


제가요. 2년 정도 심리상담을 받듯이 로고세러피를 공부했어요. 마음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나니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더군요. 이제 내 삶에서 <불행> 같은 건 없을 것 같았어요. <시련>이 온다고 해도 저는 현명하게 잘 대처할 수 있을 것만 같았죠! 당시의 저는 <행복>과 그만.. 사랑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사랑에 빠진 자에게서 콩꺼풀이 벗거진 순간, <어떻게 이런 시련하나 못 이겨내? 도대체 뭐가 문제야? 난 안 되는 건가?!> 자기 학대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랬나 봐요. 감기에 한번 걸렸다고 다시는 내 삶에 감기 같은 건 없을 거라고 착각했나 봐요. 우리 몸을 오고 가는 감기 바이러스는 매번 다르데요. 콧물, 기침, 두통, 인후통 등 증상은 비슷하더라도 우리는 매번 다른 감기에 걸리고, 이겨내면서 내 몸에 면역력을 하나씩 하나씩 키워갑니다.


혹시, '한번 걸렸으니까. 다시는 감기에 걸리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하신 적 있나요?

아니면, '내 인생은 매 순간순간 행복만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신 적 있나요?


저는 그랬나 봐요. '내 인생에 시련 따위는 없어 매일매일 행복만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었나 봐요. 이 잘 못된 신념 때문에 더 아팠던 것 같아요. 며칠뒤면 테레사의 생일이에요. 처음이에요. 테레사는 처음으로 집에 친구들을 초대해서 생일 파티를 하기로 했지요. 얼마나 다행이에요. 생일파티 전에 아파서. 또 얼마나 감사해요. 많이 아프지 않아서. 저는 아이들이 건강한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상인지 또 깨닫고 배웠잖아요. 평범한 일상이 소중하고 감사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은 우리 삶 곳곳에 숨어있는 크고 작은 시련 때문이지 않을까요?




상처 속에 싹트는 진주! 시련을 많이 겪을수록 지혜로워진다. 내 인생의 모든 시련아~ 나에게 오너라???!!! 막 그렇게 생각하시분 계실까요???.....


'엄마, 우리 학교에 교통안전 선생님이 오셨거든, 그 선생님이 횡단보도에서 지금처럼 보행자 신호 바뀌기 전에 (저렇게) 빨간 신호등이 들어오잖아. 그때 사고가 제일 많이 난데'


병원진료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우리는 횡단보도 앞에서 보행자신호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보행자신호로 바뀌진 3초 전 옆에서 함께 신호대기 중이었던 중학생이 건널목을 먼저 건너요. 그 모습을 보고 테레사가 교통안전교육 시간에 배운 것이 생각나서 이야기했나 봅니다. 시련, 살아있으니깐 경험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빅터프랭클은 이런 말을 합니다. 피할 수 있는 시련에 대해서는 원인을 파악해서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이에요. 그리고 불필요한 고통을 감수하는 것은 자기 학대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안전을 위해 횡단보도 신호를 잘 지킨다면 위험한 일이 일어날 확률을 감소시킬 수 있겠지요. 몇 번이고 강조하지만 피할 수 있는 시련은 피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시련을 피할 수 있는 지혜와 능력이 있어요^^ )


얼마 전에 읽은 <쏟아진 옷장을 정리하며>라는 책에서 읽은 내용이에요. 사랑하는 사랑과 결혼을 앞둔 어느 날 암에 걸린 한 여자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처음 암진단을 받았을 때는 내가 이토록 내 삶을 사랑하는데 왜 하필 나에게 이런 병이 생겼을까? 하고 절망했었다고 해요. 절망의 시간을 지나 얼마 후 그녀는 더 이상 질병과 싸우지 않고 질병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해요. 질병과 싸우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내 삶을 더 사랑하고 남편과 더 오랜 시간을 보내는데 에너지를 쓰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그런 그녀의 태도가 치유의 길로 인도했다고 해요.


우리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살다 보면, 죄, 고통, 죽음과 같은 피할 수 없는 시련이 내 삶으로 들어오기 마련입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신께서도 양심은 있으시겠지... 이 정도 어마무시한 시련을 내게 던져 주셨는데 또 시련을 주겠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지만, 인생이 어디 그런가요? 삶을 살아가는 동안, 같은 강물에 두 번 발 담글 수 없다는 헤라클레이스토의 말처럼 매 순간순간마다 행복과 시련들이 감기처럼 오고 가기 마련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도 시련이 올 때마다 위 글에서 나온 여자처럼 삶의 일부분으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요. 그리고 시련과 맞서지 말고 내 삶을 더 사랑해 버리자고요!


저는요. 신이 나에게 시련을 주실 때에는 그것을 이겨낼 지혜도 함께 주실 거라고 믿어요




강제수용소에서 수감자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시련을 겪고,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으려고 애썼습니다. 그리고 살아남았어요. 그런데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내가 살아야만 했던 그 이유들이 다 사라지고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도, 안락한 안식처도...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당시의 심정은 어떠했을까요? 감히 상상할 수도 없지만.. 무슨 시련이든 이와 같지 않을까요? 시련이 내 삶에 던져지면 그 시련에서 줄기줄기 엮여 내려간 시련까지도 우리는 다 살아내야 합니다.


이 글을 쓰는 오늘 운명같이 무지개가 떴어요. 처음에 반 무지개가, 조금 시간이 지나자 점점 더 큰 반원을 만들었어요. 우와~~ 하고 소리치며 아녜스와 테레사를 부르는 사이, 반원이 점점 진해지더니 쌍무지개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약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비가 내린 뒤 무지개가 나타나듯, 시련이 지나간 뒤 발견되는 것이 삶의 의미이지 않을까요? 시간이 흘려 흘려 돌이켜보면 그 시간을 견디고 살아낸 <나>, 참 위대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 속에서 무지개 같은 시련의 의미를 발견하면 더 좋고요. 우리 능력을 키워요. 시련 앞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능력, 평범한 속에서 감사를 발견하는 능력이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우리 모두는 이미 그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말이에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지난날 내가 겪었던 시련(고통)을 한번 떠올려보세요.

지금 생각했을 때 그 시련의 의미? 배움은? 감사는?

그 무엇보다도 그때는 참 견디기 힘들었는데.. 나 참 잘 이겨냈구나. 나 참 잘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드시지요?


그것 보세요. 우린 모두 능력자라니까요. 내 안에 온전히 다 있어요. 이런 모든 잠재력들을 잘 꺼내 쓰기만 하면 됩니다!


지금 이 순간 시련을 마주하고 계신 분이 계시다면, 믿으세요. 나를! 그리고 살아가세요. 오늘을!





빅터프랭클> 몇 년 동안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시련과 고난의 절대적인 한계까지 가 보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아직도 시련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시련에는 끝이 없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시련을 더 혹독하게 겪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중략... 사람들은 언젠가는 그때를 돌아보며 자기가 그 모든 시련을 어떻게 견뎠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날이 올 것이다... 중략... 살아 돌아온 사람들은... 중략... 이 세상에서 <신> 이외에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경이로운 느낌을 갖게 된 것이다.





p.s. 줄줄이 사탕으로 엮였어요. ㅎㅎㅎㅎ 테레사를 시작으로 아가다, 아녜스까지 코로나19에 확진되었습니다. 그리고 테레사가 오늘 격리가 풀렸는데, 아녜스가 바통을 이어받았습니다. 그냥 웃지요 ㅎㅎㅎㅎ 매일 제 글을 기다리시는 분이, 한분이라도 계시리라고 생각해요.^^ 혼자만의 착각이라도 좋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의미이니까요.ㅎㅎㅎ


독자 여러분~~~ 저 코로나 걸렸어요. 아우~~ 아파요.ㅎㅎㅎ 쉬고 올게요 ㅋㅋㅋ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먹고 자고 책 읽다 또 자고 입니다요! 새벽에 일어나서 책 읽고 글을 쓰는데... (새벽에 못 일어나겠으요요요용ㅎㅎ) 서랍 속 총알도 떨어졌어요~~ 당분간 독서노트 위주의 글만 올라가요^^ 쉬엄쉬엄 쉬고 올게요^^


#은둔호랑 e님 책이 어제 왔어요. 천천히 읽고 리뷰? 서평? 할게요ㅎㅎ 응원합니다!



건강이 최고예요!

항상 건강하세요ㅎㅎㅎ


제일 중요한 것 댓글에 답글을 못 달았어요. 아야아야..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소서ㅋㅋㅋ 그리고 항상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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