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2023.8.31. 목)
<7p 현수가 사는 변두리 달동네 사람들의 사정은 대개가 비슷하였다. 하루 세끼는 고사하고 두께만 먹을 수 있어도 살만했다. 보얀 쌀밥이 아니고 쌀이나 밀가루 한 주먹에 시장에서 주워 온 우거지나 거저 사 온 비지찌개를 잔뜩 넣고 비슷한 식사였는데 그거라도 배불리 먹었으면 소원이 없을 정도로 달동네 아이들은 굶주림에 허덕였다.> 이은호 작가의 사랑이야기 배경에 깔려있는 시대적 배경에 대한 이런 서술적 표현이 나는 참 좋았다. 그 시절을 상상할 수 있어서. 이상하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 어려운 시간을 살아낸 사람들에게.
79p... 특히 종이 접기에 딱 좋은 것은 바로 담뱃갑이었다. 동철 아버지가 하루에 한 갑씩 담배를 피웠는데 빈 담뱃갑의 바깥쪽 반지를 반지란 종이도 좋았지만 안쪽에 담배를 감싼 은박속지가 종이 접기에는 딱이었다.
172p 장신 말로는 공부를 잘해서 어떻게든 대학교를 서울로 보낼 것이라고 했다. 자기가 공부 못했던 것을 동생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하였다... 중략... "사실 나 중학교 다닐 때 친구는 너밖에 없었다. 나에게 공부도 가르쳐주고 맛있는 도시락 반찬도 나눠주고 동생들 과자도 사주고 그때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동생들도 내가 준 과자 받아주면 얼마나 좋아했는데 그때는 과자 한 봉지 맘대로 사 먹을 형편이 못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