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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Oct 23. 2023

「뉴런하우스」

집단의 힘(2023.10.11. 수)

뉴런하우스

안녕하세요. 글로 상담하는 상담사 아가다입니다.




이번 학차에 <집단상담>을 공부하게 되었는데, 교수님께서 집단상담과 관련된 심리치료소설책을 한 권 추천해 주셨어요. 저자 김정규 교수님은 독일에서 게슈탈트 심리학을 공부하신, 국내 게슈탈트심리학의 최고 권위자라고 합니다. 저자는 임상현장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의 고통의 원인이 <단절>로 인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서로의 마음이 연결될 때 기적처럼 일어나는 치유의 경험을 나누고자 저자 본인의 임상경험을 토대로 심리치료 소설을 썼다고 해요. 이 책은 집단상담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도 쉽게 읽을 수 있어요. 이웃의 따뜻한 정을 느끼고 싶은 분들 한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의 미치료학회 3기 동기

저는 한국의 미치료학회 소속 의미치료상담사입니다. 처음부터 의미치료상담가가 되기 위해 의미치료를 공부한 건 아니에요. 아픔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우왕좌왕하던 중 책을 통해 빅터프랭클을 만났고, 심리상담을 받듯 의미치료를 공부하면서 셀프 심리치유를 시작했지요. 그리고 이시형 & 박상미 박사님의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책으로 집단상담처럼 3기 동기들과 함께 의미치료를 공부했어요. 집단상담이나 다름없었죠. 우리는 함께 공부하면서 저마다 아픔 마음을 공유했어요. 그리고 함께 치유의 길을 걸었습니다. 


사춘기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

사춘기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은 아이가 사춘기가 올 때, 덜컥 겁이 나요. 갑자기 달라진 아이의 모습에서 내 아이만 별나고 이상하고 문제가 있는 것 같고, 내가 지금까지 뭘 잘못했기에 아이가 저렇게 행동할까? 하고 말입니다. 아이가 하는 문제(?) 행동이 모두 내 탓인 것같죠. 그런데 단 한 명이라도 같은 사춘기 아이를 둔 부모와 이야기를 나눈다면 알게 돼요. 그리고 <아.. 내 아이만 이상한 것이 아니구나. 내가 지금 힘든 건 당연한 거구나>라는 안심과 위로를 받아요.


집단은 이런 힘이 있어요. 

서로의 마음을 나누면서 <동질감 느끼며 그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사는 것이 모두 비슷하구나>라는 삶의 보편성, <저렇게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구나.>하고 다른 사람이 삶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하고, <나도 저럴 때 진짜 힘들었는데.. 저 사람은 지금 얼마나 힘들까..>하는 이타심, <어디서 말하지 못했던 이 마음을 여기서 이렇게 풀어놓다니 아, 속이 시원하다.> 카타르시스.. <이 많은 사람들이 나를 위로하고 격려해 주다니..> 지지와 격려, <누군가와 마음으로 연결된다는 느낌이 이런 걸까? 살아있는 즐거움. 개인과 개인 간의 만남에서도 느낄 수 있는 치유의 힘이지만 집단과 집단 간에서 이루어지는 치유의 힘이 더 강력한 것 같아요.


인간은 스스로가 <나는 어떤 사람이다>라는 주관적 정의를 내리기도 하지만 사회적 거울, 타인의 눈을 통해서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객관적 정의를 내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까요? *투사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공간도 바로 집단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누군가를 비난할 땐 그 비난의 행동이 내 안에 있는 것이라고 말하잖아요? 내가 활동하는 집단내에서 약간 신경 쓰이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쯤 고민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내 안의 어떤 부분이 그 사람과 연결되어서 일어난 반응인지 말입니다.


일상에서 만나는 집단

꼭 전문적인 집담상담이 아니더라고 한 번쯤은 집단의 힘을 경험해 보셨을 거예요. 내가 다니는 회사, 독서모임, 동아리, 학부모모임, 브런치도 하나의 집단일 수 있겠네요. ㅎㅎㅎ 집단은 치유의 힘이 큰 만큼, 집단에 의해 받은 상처는 개인 간보다 더 진하게 오래도록 생채기를 남길 수 있어요. 학급을 하나의 집단으로 볼 때, <왕따>는 집단압력에 의한 희생자라고 할 수 있겠지요. 집단활동을 하다 보면 집단압력에 의해서 내가 원하지 않는 자기 개방을 하게 될 경우도 있고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만큼 집단내에서 일어나는 역동 또한 변화무쌍합니다. 한마디로 어느 집단이든 그 속에서 활동하는 모든 사람들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어요. ㅎㅎㅎ 그래서 우리는 집단내에서 주체성(agency)을 잃지 않도록 항상 깨어있어야 합니다.


꼭 집담상담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많은 집단속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그 안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하면,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시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급하게 마무리하는 횡설수설 아가다의 독서기록이었습니다. 



* 투사 : 개인의 성향인 태도나 특성에 대하여 다른 사람에게 무의식적으로 그 원인을 돌리는 심리적 현상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투사 [projection] (사회학사전, 2000. 10. 30., 고영복)




33p 우리의 이 모임을 <창문 닦기 대화와 모임>이라 부르자고 제가 이한빈 대표님에게 제안했습니다. 저 자신을 포함해서 우리 모두는 사람이나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기가 참 어렵습니다. 창문에 때가 끼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창문은 우리의 마음을 뜻합니다. 앞으로 뉴런 하우스에서 같이 살면서 함께 창문 닦기를 하다 보면 언젠가는 우리 모두 소중한 경험들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48p '내가 아침에 느낀 감정에 정확한 이름을 붙이는 것은 나도 불가능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이상한 감정>이라고만 성의 없이 말하고 싶지는 않아. 그것을 슬픔이라고 말하거나 우울 리이라고 말해버리는 것은 너무 단순할 것 같아. 그리움이란 말을 덧붙인다고 크게 달라질 것 같지도 않아. 문득 내가 느끼는 감정을 어떤 단어로 표현하려는 것보다 차라리 예술가들의 지혜를 흘려오는 것이 더 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382p 뉴런과 뉴런들이 시냅스를 매개로 하나의 긴 대롱처럼 서로 연결되어 함께 숨 쉬고, 함께 울고, 함께 웃는... 한 개의 뉴런에서 생겨난 파동은 스냅스에서 불꽃을 일으켜 다음으로 뉴런으로 전달된다. 맞지 봉화불이 마을과 마을을 건너 연속적으로 이어가듯이, 한 뉴런에서 일어난 파동은 다른 뉴런에서도 정확한 공명을 일으킨다. 껍질과 벽이 허물어지며 세포와 세포들은 서로 하나의 공통제로 연결되어 함께 숨 쉬고 교감한다.



뉴런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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