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괜찮아(2023.12.30. 토)
괜찮을 줄 알았지. 이번 학차가 마무리하고 나서도 번아웃(?) 올 줄 누가 알았겠어. 나름 만족스러운 학교생활이었거든. 근데 뭐가 문제야?! 도대체? 아무리 생각해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없어서 답답해. 그냥 <의욕상실>이야. 아무것도 하기 싫고, 자꾸자꾸 뭘 잊어버려. 약속한 독서모임도 잊어버리고, 보내달라는 서류도 보내지 않고 나사가 하나 빠진 사람 같다니까! 나 너무 열심히 살았나 보다. 그래도 다행이지 모야?! 허기진 사람처럼 책은 마구마구 읽고 싶다. 과제하느라 시험공부하느라 도서관을 찾을 때, 내가 다짐하고 또 다짐했거든 '방학만 해봐라! 읽고 싶은 책 왕창 쌓아놓고 하루종일 도서관에 가서 딴짓할 거야!'라고! 읽고 또 읽고 있는 나를 보면 무엇이 그토록 두려운 걸까? 안쓰럽기도 하네
이런 상태일 때 제일 힘든 건 생각이야. 내가 하는 생각은 온통 비판적이고, 남들이 건네는 말도 모두 색안경을 끼고 듣거든. 그냥 건네는 한마디 말에도 비뚤어진 의미를 부여하고 아파하고, 의심하고, 속상해하고, 서럽고, 화가 나고 그래.. 그래서 점점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아 동굴 깊숙이 숨어버려. 이런 내 모습도 들키고 싫고, 상처받기도 싫으니까. 나의 우울은 이런 얼굴이야. 넌? 너의 우울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어?
안녕하세요. 글로 상담하는 상담사 아가다입니다
'내가 보기에 나는 죽는 그 순간까지 우울해 죽어 가도록 태어난 인간이다. 그 우울함을 가장 오랫동안 잊을 수 있는 수단이 글이라면, 그러지 못할 이유도 없다. 쓰는 수밖에 없다._본문 15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