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가다의 작은섬 Jun 05. 2024

그림일기 <오늘을 산다는 것>

깊은 곳, 무의식을 표현하는 도구(2024.05.21. 화)


안녕하세요. 글로 상담하는 상담사 아가다입니다.




그거 아세요? 언어 이전에 우리에겐 그림이 있었습니다. 언어가 의식 수준(내가 아는 나)에 있는 마음과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라면, 그림은 우리 안에 있는 깊은 수순의 무의식(내가 모르는 나)을 나타내는 도구입니다. 김혜남 작가님의 <오늘을 산다는 것>을 읽고 그림일기를 써봤어요. 그림일기, 초등학생시절 이후로 처음인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아주 어린 시절,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아서 슬며시 웃음이 나더라고요. 그림을 활용한 심리검사가 있어요. 검사하시는 분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어요. '제 마음같이 그려지지 않아요. (그림으로) 더 표현하고 싶은데 그림을 못 그려서 표현할 수가 없네요.'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요. 그래도 그려봤어요. 그림을 그릴 때, 제 마음같이 그려지지 않는 그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지만, 참 재미있네요. 김혜남작가님은 40대부터 파킨슨병을 앓아서 몸이 불편해요. 행동에도 제약이 많고요. 그러던 어느 날 핸드폰으로 그림을 그리고 편지를 씁니다. 그중에서 공개가능한 그림일기를 책으로 엮으셨어요. 저도 작가님처럼 그림을 그리고 저에게 편지를 써봤어요. 대충 기억하거나 어설프게 관찰한 것들을 그림으로 표현하려면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그래서일까요?ㅏ 그림일기를 쓰고 난 뒤 삶이 좀 더 선명해지는 것 같네요.


하루하루 내 삶을 그림과 함께 기록하는 게 즐겁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글을 쓰는 것도 의미 있지만 나에게 쓰는 글도, 나를 위한 기록도 참 좋네요. 시간 되시면 한번 읽어보세요. 옛날 그림일기 쓰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를 겁니다. 




오늘을 산다는 것 / 김혜남 / 그림, 사진에세이 / 가나출판사 / 227p

22p> 빈둥거림, 친구에게 카톡이 왔습니다. "뭐 해?" 난 얼른 그림을 그려 보내 주었습니다. "지구를 등에 지고 버티고 있어." "지구를 등에 지고 우주를 바라보고 있구나." 역시 마음 예쁜 내 친구는 예쁘게도 말해 줍니다. 그렇습니다. 때론 바쁜 손을 잠시 내려놓고 빈둥거릴 수 있는 자유와 여유. 빈둥거리는 동안 우리는 잠시 고된 몸을 쉬고 자신이 우주 어디쯤 와 있는지 돌아볼 수 있습니다. 달리기만 하는 바쁜 사람들에게 이 빈둥거림의 재미를 선사하고 싶습니다.







30p 책, 최근 나에게 세상을 열어주는 출구요 나와 세상을 이어주는 다리입니다. 책을 통해 난 반대편의 사람과 만날 수 있고 시간여행을 통해 아주 오래 전의 사람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만나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정말 경이로운 일입니다. 그래서 책상은 나의 놀이터요. 여행의 출발지이며 열띤 토론이 일어나는 토론장이기도 합니다.










44p 기도, 매일매일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기 하소서. 매 순간순간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기 하소서.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고 이것이 남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도록 저희 욕심을 거두어주소서. 내가 상처 주었던 모든 이에게 용서를 빌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나에게 상처 주었던 모든 이들을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의 평화를 주소서. 나의 존재가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웃음과 기쁨이 되기 하소서. 그 능력은 없어도 그저 사랑하는 능력만을 잃지 않게 하소서. 이 모든 기도를 매 순간 기억하게 하소서.






178p 용서, 김치로 후한 환자가 말했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용서받을만한 사람이 못되었어요. 그러나 그 미음 때문에 이제껏 제 인생을 파괴해 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저를 위해서라도 그 미움을 떠나보내야겠어요.' 그렇습니다 용서란 떠나보냅니다. 그것은 자신에게 상처 주었던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을 위한 선물입니다. 왜냐하면 누구를 미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면 그 미움의 에너지는 결국 그 사람에게 집착하게 만들며 긍정적으로 써야 할 자신의 에너지를 갉아먹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붙들어 맺던 과거의 원한과 미움을 풀고 떠나보내는 것, 그것은 힘들지만 바로 자신을 자유롭게 만들어주는 매우 멋진 일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책이 제일 재미있을 때는 언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