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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Jun 25. 2024

<엄마가 죽어서 참 다행이다>

독서기록(2024.06.24. 월)


안녕하세요. 글로 상담하는 상담사 아가다입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제목이 '헉'하지요? 네 맞습니다. 맞고요. 제목에 이끌려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자식인 동시에 부모인 나, 이 책을 읽으면서 나와 부모님의 관계, 그리고 나와 아이들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인간은 태어나면, 제  간수하기 위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더불어 독립된 한 사람으로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다양한 방법도 배워야 하죠.


낭떠러지에 새끼를 떨어트리는 사자도, 푹신한 깃털을 제거하고 둥지를 불편하게 만들어서 새끼들이 자연스럽게 둥지를 벗어나 날갯짓하도록 만드는 독수리도, 성인이 된 자식을 품 안에서 떠나보내는 인간도 목적은 하나 일 겁니다. 제 새끼가, 제 자식이 부모의 품을 벗어나 제 방식대로 삶을 자유롭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


어린 자식이 성인으로 성장할 때까지 동물이든 인간이든 부모라면 자신이 살아가는 방식대로 , 제가 배운 대로 자식에게 가르칠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하잖아요? 자신이 아는 것을 가르쳐야지 모르는 것을 가르칠 수는 없으니까요. 물론 모른다면 배워서라도 가르쳐야 현명한 부모겠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신이 배우고 경험한 대로 가르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부모자신이 아는 삶의 방식과 지혜가 전부인양 자식에게 가르친다면 자식은 부모의 품을 벗어나 독립된 인간으로서 자유롭게 자기 삶을 살아가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즉, 자식이 부모의 품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부모가 끝까지 자기 방식을 고수할 때, 내 방식만이 정답이라고 여길 때, 다른 방법은 없다고 여길 때 자식은 제 삶의 방식을 찾지 못합니다. 독수리가 둥지를 벗어난 새끼를 쫓아가서 그렇게 날갯짓하면 안 된다고 제 방법대로 다시 나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듯이 부모품을 벗어난 자식에게 부모는 언제까지 제방식을 고수할 수는 없습니다.


이 책의 저자 '제넷 맥커디'는 성인이 되고도 제 방식대로 사는 삶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엄마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아주 어린 시절부터 고군분투했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원하는 삶, 엄마가 가르쳐주는 삶의 방식대로 사는 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엄마가 '암'에 걸리고 치료를 위해 제넷과 떨어집니다. 그제야 제넷은 자기 자신의 삶의 한복판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자신의 삶'을 마주합니다.


엄마가 먹으라는 대로 먹고 엄마가 입으라는 대로 옷을 입고 엄마가 웃으라는 대로 웃으며 자신의 삶을 연기하듯 살아온 제넷. 그랬던 넷이 엄마와 떨어지고 처음 마주한 자신의 삶이 그녀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요?


저도 19살,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부모의 품을 떠났습니다. 그렇게 혼자 생활하면서 내가 먹고 싶을 때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보고 싶은 TV 눈치 보지 않고 마음대로 보고, 늦게까지 친구들과 어울려 술 마시며 놀고 정말 자유로운 생활을 했습니다. 그렇게 부모의 품을 벗어나 혼자가 된 삶을 자유롭게 즐기던 어느 날 밤, 갑자기 두려움이 밀려왔습니다. 그제야 알아차렸습니다. '내게 주어진 자유만큼 내가 책임지며 살아야 하는 나의 삶'을요.


저도 제넷처럼 너무나 오랫동안 부모에게, 타인에게, 세상에게 배운 방식대로 세상을 살아가다 보니 '나답게' 사는 방식 잃어버렸습니다. 사십이 넘어서야 나에게 덕지덕지 붙어있는 수많은 삶의 방식들을 하나하나 마주 보며 어떻게 하면 '나답게' 살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 저에게 즐겨하는 질문이 '나는 누구인가?''난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 걸까?'입니다. ㅎㅎㅎ




이 책은 제넷의 자서전 같은 글입니다. 제넷은 글을 쓰면서 정처 없이 흔들리는 삶에서 중심을 잡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제목에 이끌리시는 분'은 한번 읽어보시고 나는 '나답게' 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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