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2025.07.08. 화)
글로 상담하는 상담사 아가다입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 벌써 연체 19일 차. 끝까지 읽어보고 싶었지만, '으악' 연구와 분석을 다룬 도서는 아직 내게 벅차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기억'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지금까지 나는 자주 스스로에게 물어왔다.
'왜 이걸 잊어버렸지?'
'왜 기억하지 못할까?'
그런데 정작, '나는 왜 이걸 기억하고 있을까?'라고 물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일기를 쓸 때도, 누군가 내게 어떤 장면을 떠올려보라고 할 때도.
수많은 경험 중에 왜 나는 특정한 사건, 배경, 맥락, 의미, 감정을 기억해 내는 걸까?
그러고 보면, 우리는 같은 장면을 보아도 각자 '기억'하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왜 그럴까?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있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나빠진다기보다, 주의집중 방식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라는 것! 뭐 하나 하려 치면 갑자기 삼천포로 빠지는 나 자신이 조금은 이해되었다. ㅎㅎ
사람은 실수를 통해 배운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어떤 실수를 했는지도 모르면, 배움 역시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어쩌나, 나는 실수가 너무도 두려운 사람인데 ㅎㅎㅎ
비록 책을 끝까지 읽지는 못했지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남긴 책이었다. 정신이 좀 더 여유로워지는 날,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보고 싶다.
기억한다는 착각/차란 란가나스/김승욱 옮김/김영사/심라/420p
9p 노벨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의 말을 조금 바꿔서 인용하자만, 삶을 담당하는 것은 '경험하는 자아'지만 결정을 내리는 것은 '기억하는 자아'다.
11p 원래 우리는 과거의 모든 일을 기억할 수 없다... 중략... 그러니 '왜 자꾸 잊어버리는가?'를 묻지 말고 '왜 기억하는가'를 물어야 한다.
15p 우리가 특정 정보를 잊어버리는 것은, 필요할 때 필요한 저오를 신속히 활용할 수 있도록 중요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매길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중략... 따라서 사진처럼 정확하게 고정적인 기억보다는, 맥락에 맞춰 유연하게 변하는 기억이 우리에게 더 필요하다.
21p 우리가 어떤 일은 기억하고 어떤 일은 잊어버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43p 전전두엽피질이 없으면, 의도를 가지고 스스로 학습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이미 기억하고 있는 것을 현실 속에서 효과적으로 이용해 일을 해내기도 어렵다.
45p 다행히 대부분의 경우 노인들이 겪는 문제는 기억을 형성하는 능력에 있는 것이 아니다. 주의를 집중하는 능력이 변화를 겪으면서 어떤 사건을 기억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기는 것이 문제다.
46p 나이를 먹으면, 주변의 산만한 것들을 무시하고 주의를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뭔가를 기억에 새기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이미 수많은 연구에서 밝혀졌다. 그러나 주의를 산만하게 만드는 정보를 기억하는 능력은 젊은 사람들보다 나을 수도 있다. 나이를 먹어도 학습은 가능하지만, 자신이 머리에 새기고 싶은 상세한 정보에 주의를 집중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에 결국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이 머리에 새겨버리는 경우가 많다.
78p 생애의 첫 몇 년 동안은 해마가 아직 발달 중이라서 아주 어린아이들에게 공간과 시간에 대한 구체적인 맥락과 경험을 연결시킬 능력이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나는 또한 신피질 전체의 뉴런 연결이 아동 발달 과정 중 첫 몇 해 동안 대대적인 재조정을 거치기 때문에 영아기 기억상실이 발생하는 것 같다고 짐작하고 있다.
78p 어떤 방에 들어갔는데 애당초 왜 들어왔는지 도무지 기억이 안나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중략... 기억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사건의 경계선'이라고 부르는 현상의 정상적인 결과다. 집에 있을 때 사람들은 그곳이 어디인지 인지하고 있다. 그러다 집밖으로 나오면 장소에 대한 감각이 급격히 변한다.
80p 한창 어떤 이야기를 하던 중에 누가 끼어들어서 신발끈이 풀렸다고 지적하는 바람에 하려던 말을 까맣게 잊어버린 경험이 있다면, 이미 사건이 경계선을 경험했다고 할 수 있다.
82p 과거를 돌아볼 때 우리는 특정한 시기, 즉 열 살부터 서른 살 사이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이 시기의 기억이 이렇게 우세한 것을 '회고결정'이라고 부른다. 이 현상은 사람들에게 살면서 겪은 일을 회상해 보라고 요구할 때 분명히 드러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나 책, 음악에 대해 줄줄 이야기할 때에도 간접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263p 우리 뇌는 실수와 도전에서 교육을 얻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것을 '실수 기반학스'이라고 부른다.
271p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전혀 모른다면 실수에서 배울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