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미술관>

독서일기(2025.11.16. 일)

by 아가다의 작은섬

도서관, 내가 즐겨 앉는 자리 뒤편에 미술사 관련 책들이 꽂혀 있다. 예술 관련 책들에 별다른 흥미가 없던 나는, 그곳에서 책을 고르는 사람들을 무심히 지켜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예술에 조예가 있나?'

'재밌나?'


그날은 공부가 유난히 지루해, 그저 멍~하니 자리만 지키고 있던 날이었다. 지루함이 불러일으킨 흥미였을까. 무심코 등을 돌려 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

'오호~ 제법 흥미롭다.'


미술이나 음악 같은 예체능은 나와 거리가 먼 세계라고 생각해, 아예 들여다보지도 않고 멀리해 왔는데 생각보다 제법 읽힌다. 요즘 만다라에 흥미가 있어서 그런 걸까. 다른 이유를 제쳐두고, 역시 난 썰(이야기)이 있는 책에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는 건 확실히 알게 되었다. 다음에는 한 사람, 한 사람 더 깊이 읽어보고 싶어진다.


책을 읽으며, 작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삶과 그들의 삶이 어떻게 예술로 표현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작가가 어디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작품이 달라지고,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미와 삶의 태도가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들은 글이나 음악, 말이 아닌 작품으로 세상 소통했다.


에드바르트 뭉크는 '예술에 더 깊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개인과 그의 삶이다.'(16p)고 말했다. 그래서 나도 그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캠퍼스에 스며 있는 그들의 삶을 느껴보기도 했고 동시에 그 작품 속에 내 삶을 비추어 보기도 했다.


독서일기를 쭉 써 내려가다 보니, 문득 이런 질문을 나에게 던지게 된다.

'나는 무엇으로 소통하고 있을까.'


이 책에 등장하는 작가들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나는 그들을 ‘미친 사람들’이라고 부르고 싶다. 어디 하나에 완전히 미쳐, 자신의 인생 전부를 쏟아붓고 끝까지 불태운 사람들. 그래서일까. 그들의 삶은 죽음으로 끝났지만, 그들의 작품이 불멸이 되었다. 갑자기 가슴이 활활 타오르네. 나도 내가 하고 있는 그 일에 한 번쯤은 미쳐보고 싶다고. 그래서 나도 내 삶에 불멸의 자국을 남기고 싶다.


감사랑합니다

글로 마음을 나누는 상담사 아가다입니다




방구석 미술관/조원재/블래피쉬/미술론·미술사/344p


1. 에드바르트 뭉크(표현주의 선구자)

16p '예술에 더 깊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개인과 그의 삶이며, 우리는 죽어버린 자연이 아니라 바로 그것을 보여줘야 한다.'


17p 자신을 둘러싼 죽음, 가혹한 삶의로부터 느끼는 감정을 그림 위에 쏟아내기로 한 겁니다. 이것이 그가 감정을 표출하는 표현주의의 선구자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2. 프리다 칼로

34p '내가 살아오는 동안 두 번의 큰 사고를 당했는데, 첫 번째 사고는 경전철과 충동한 것이고, 두 번째 사고는 디에고와 만난 것이다'


48p '이것이 내가 자유로워지는 방법이구나. 여행도 갈 수 있겠어. 디에고에게 손을 벌리지 않아도 사고 싶은 걸 살 수 있어.'


3. 에드가 드가(인상주의)


4. 반 고흐(후기인상주의)

79p '노란 높은음에 도달하기 위해서 나 스스로를 좀 속일 필요가 있었다'

81p 알코올 중독_녹색요정 압생트


5. 구스타프 클림트(표현주의)

109p '너의 행동과 예술 작품으로 모든 사람에게 즐거움을 줄 수 없다면 소수의 사람을 만족시켜라.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은 대단히 힘들 일이다.


6. 에곤 실레(표현주의)

129p '신예술가는 자립적인 존재여야 한다. 신예술가는 창조자여야 한다. 신예술가는 과거와 미래의 산물 없이도 오로지 혼자서 직접 기초부터 쌓아 올릴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가능해야 신예술가라 할 수 있다.'


130p '자기 신뢰야말로 용기의 초석이고, 자기 신뢰는 위험이란 요소와 친하게 되어 있습니다. 용기라 고뇌하며 위험에 맞서는 정신을 의미합니다. 삶은 거센 물결과 고통을 헤치고 나아가는 투쟁이자, 끝없이 밀려드는 적들과의 투쟁이라고 했지요. 인간은 누구나 자연이 각자에게 선사한 것을 즐기기 위해 홀로 투쟁햐야 합니다.'


134p '식욕이나 수면욕처럼 성욕 역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능이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욕구이지. 그런데 왜 유독 성욕만 금기되고 숨겨야 하는가? 사회적 터부인 성욕, 나는 거리낌 없이 있는 그대로 표현하겠다.'


7. 폴 고갱(후기 인상주의)

155p '나는 지금 용기도 재능도 부족하다. 곡물 창고로 가서 목을 매는 게 낫지 않은가 매일 자문한다. 그림만이 나를 지탱해 준다.'


8. 에두아르 마네

178p '각 시대는 자신만의 자세와 시선, 몸짓을 지니고 있다.'


9. 클로드 모네(인상주의_빛은 모네의 인생주제)

208p '내 그림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이젠 명성을 기대하지 않아. 모든 것이 암담한 지경이고 무엇보다도 나는 여전히 빈털터리야. 좌절과 치욕, 기대 그리고 더 큰 좌절.'


210p '장님이 막 눈을 뜨게 되었을 때 바라볼 수 있는 장면을 그리고 싶다.'


10. 폴 세잔(후기 인상주의)

230p '나는 견고하고 영원한 인상주의를 만들고 싶었다. 박물관의 예술처럼'(...) 세잔을 이해하는 핵심이기도 한 '무엇'은 단 두 개로 요약됩니다. '자연의 본질'과 '조화와 균형'


232p 모네는 '자연의 겉모습'만 보다 보니 '자연의 속살'을 놓치게 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세잔은 매 순간 변하는 자연의 껍데기 속에서 변하지 않는 영원한 실체를 느낍니다. '영원한 인상주의를 만들고 싶다'는 그의 말은 바로 이것을 의미합니다(...) 사물이 지닌 본연의 '색'과 '형태', 그 진액을 추출해 그리고자 했습니다.


240p '정신적인 만족. 그것은 작업만이 내게 줄 수 있는 것.'


240p '나는 내가 생각하는 대로 발전하지 못했고, 자연에 불어넣는 풍부하고 멋진 색이 내 그림에는 부족하다.'


11. 파블로 피카소(입체주의)

255p '나는 아름다움에 대해 말하는 이들을 혐오한다. 회화는 탐구이며 실험일 뿐이다.'


12. 마르크 샤갈(유대인의 아픔과 유대인성경기록)

288p '삶에서처럼 예술에서도 사랑에 뿌리를 두면 모든 일이 가능합니다.'


13. 바실리 칸딘스키(추상주의)


14. 마르셀 뒤샹(생각의 놀이터)

323p '내가 원하는 것은 방세를 내고, 식비를 대고, 여가 시간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그런 작고도 조용한 직업이었어. 예술가들의 세계에 질려버렸거든. 정말 지긋지긋했지.'


326p '예술가만이 유일하게 창조 행위를 완성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작품을 외부세계와 연결시켜 주는 것은 관객이기 때문입니다. 관객은 작품이 지닌 심오한 특성을 해독하고 해석함으로써 창조적 프로세스에 고유한 경험을 합니다.'


333p 79세 뒤샹은 한 인터뷰에서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예술가로 살며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무엇이었나?' 그는 이렇게 답합니다. '살아 있는 동안 그림이나 조각 형태의 예술 작품들을 만드는 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차라리 내 인생 자체를 예술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